일부 탈락자들로부터 중앙당사에서 수모...시의원후보 재경선 없을 듯
이상열의원(민주당)이 시의원 후보경선 파행과 도의원 후보도 자신이 밀었던 지지자가 탈락하는 등 회복하기 어려운 정치적 타격을 입었다는 게 지역정가의 지배적인 분석이다. 민주당 목포시의원 후보경선이 사전에 내정자 명단이 나돌면서 파행 속에 치러진 사흘 뒤인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 복도에서는 보기 드문 광경이 벌어졌다.
당사에는 후보경선과 관련해 목포 뿐 아니라 광주와 전남지역 곳곳에서 올라온 100여명의 당원들이 항의농성을 벌이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시의원 후보공천을 신청했다가 경선에서 탈락한 이춘웅씨 등 9명은 때마침 복도에서 마주친 이상열 의원 일행과 몸싸움을 벌이는 사태가 연출된 것이다.
더구나 이 의원은 이들에게 둘러싸여서 심한 욕설과 함께 멱살까지 잡히는 수모를 당했을 뿐 아니라 이들이 준비해간 현수막으로 몸이 감긴 상태에서 이리저리 밀리고 밀치는 실랑이가 벌어진 것이다.
공교롭게도 때 마침 당사를 찾아간 정종득 목포시장이 이 광경을 보고 말리기까지 했다고 당시 목격자들은 전했다.
정종득 시장이 말려
정종득 시장은 이날 예정된 중앙당의 시장후보 공천자 발표가 연기됐다는 소식을 듣고 불안한 마음에 올라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현역 국회의원이 자신의 지역구 당원들로부터 멱살까지 잡히는 등 생각하기 조차 민망한 광경은 민주당 조재환 사무총장이 면담을 받아들이자 해소됐다.
시의원 후보를 경선 전에 정했다는 시비와 경선탈락자들과 이상열 의원측은 팽팽히 맞서고 있다.
경선탈락자들은 “그간 소문을 종합했을 때 명단 내용은 백10% 정확한 것”이라며 이상열 의원의 개입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이에 반해 이상열 의원측은 “누군가 음모에 의해 조작된 문건이 나돌았을 뿐”이라며 “사실무근”임을 주장하고 있다.
시의원 후보경선이 있었던 지난 3일 하당웨딩홀 상황을 되돌아 가보면 더 흥미로운 사실을 확인 할 수 있다.
경선 전날 밤 나돌았던 사전 내정자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던 예비후보들은 행사 시작 전인 이날 8시부터 욕설 등을 하며 항의를 계속하고 있었다. 반면에 사전 내정자 명단에 포함된 대부분의 후보들은 느긋한 표정들이었다.
경선을 위한 상무위원 투표가 지체되자 명단에 포함된 예비후보 중 일부는 근처 가게에서 맥주까지 마시며 이날 경선이 ‘속전속결’로 마무리 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투표결과 명단에 적힌 19명 중에서 8명은 탈락했다. 탈락자 8명 가운데 일부는 경선 직전까지 자신의 측근들에게 경선통과를 자신한다는 말을 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런 발언을 하게 된 속뜻은 현재로선 확인할 길이 없다.
자신 밀었던 도의원 후보 탈락 충격
지난 8일 민주당 중앙당은 정종득 현 시장과 함께 황정호와 이호균씨 등 2명의 전남도의원 후보를 발표했다. 이상열 의원은 당초 전남도의원 목포 1선거구는 문창부 전 시의원, 2선거구는 권욱씨를 밀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중앙당 공특위는 자신의 뜻과는 정반대 결과를 발표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상열 의원의 의중이 중앙당에서 통하지 않았다고 해석하기에 충분하다. 아니면 이해관계 당사자들 입장에서는 정반대로 해석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도의원 후보 발표 다음날인 지난 8일 목포에서 있었던 해양문화축제 개막식에 이상열 의원은 결국 참석하지 못했다. 이날 행사에서 이 의원은 축사를 할 예정이었으나, 부인 이여사만 참석했을 뿐 이다.
시의원 후보 경선을 둘러싼 사태와 관련 탈락했던 A씨는 “이상열 의원이 경선을 택하지 않고 솔직하게 심사위원회를 구성해 전략공천을 했으면 이렇게 까지 사태가 확대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정치력 한계 드러낸 것'
또 다른 한 인사는 “이번 사태는 현역국회의원이면서도 정치력의 한계를 드러내 공천과정에서 불미스런 사태를 초래했다”며 “이 의원의 꼼수 정치가 드러난 결과”라고 혹평했다.
이밖에 당원인 B씨는 “영입한 권욱 도의원 후보의 탈락은 민주당 내에서 이 의원의 입지가 좁다는 현 주소를 그대로 드러낸 것”이어서 “2년 뒤에 있을 총선 역시 이상열 의원의 재선가도에 치명상을 입게 된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편 시의원 경선 파행과 관련 지난 6일 민주당사를 항의방문해 이의신청을 했던 이춘웅씨 는 “조재환 사무총장과 면담하면서 경선결과를 백지화하고 여론조사 방법 등으로 다시 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9일 민주당 안팎에서는 “시의원 후보 재경선을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미 경선을 통과한 후보가 있음에도 이를 백지화하고 다시 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어렵다는 것이다.
따라서 지난 7일 목포시장과 도의원 후보 외에 시의원 공천자 명단을 발표하지 않은 것은 민주당 중앙당이 격앙된 이들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시간끌기 의도로 풀이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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