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묘역서 “민주당 각성하라”…곤욕치른 민주당
5월묘역서 “민주당 각성하라”…곤욕치른 민주당
  • 시민의소리
  • 승인 2009.05.18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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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역 입구서 당원간 몸싸움…참배객 “정신 못차렸다” 눈살
5·18 29주년을 앞둔 지난 17일 광주 망월 묘역에서 민주당이 곤욕을 치렀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 등 지도부의 망월 묘역 참배는 순탄하지 못했다. 당원들은 “이게 무슨 민주당이냐”며 정 대표 일행의 앞을 가로막았고 촛불을 들었던 다음 아고라들은 묘역 입구에서 “민주당은 한나라당과 합당하라”고 비난했다.
▲ 17일 오후 구묘역 참배를 마친 정세균 민주당 대표 등 지도부에 강운태 의원 복당에 반대한다며 거칠게 항의했다. 남구지역 당원들이 "민주당은 각성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정 대표 일행이 올라탄 버스를 가로막아 당원들간 막말이 오가는 등 사나운 모습을 연출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날 오후 4시 정 대표 등 당 지도부, 광주·전남지역 지방의원, 지역출신 국회의원 등 200여명은 국립5·18민주묘지와 구묘역(민족민주열사묘지)을 참배했다.

정 대표 일행이 구묘역을 참배한 후 10m 떨어진 곳에 주차된 버스에 타기 위해 입구로 향하는 순간 광주지역 당원들이 정 대표 일행의 발길을 막아서면서 당원들 간에 멱살 잡이를 하는 등 볼성사나운 모습을 연출했다.

민주당 광주광역시당 남구지구당 당원 100여명이 참배를 마친 정 대표 일행의 앞을 가로막고 “우리 민주당이 한나라당이냐”, “독단적인 민주당은 각성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거칠게 항의했다. 강운태(광주 남구) 의원의 민주당 복당을 반대하는 당원들과 이를 제지하려는 당직자들 사이에서 막말이 오갔다.

한 당원은 “5월 묘역 앞에서 이게 뭐하는 짓이냐”며 “쪽팔리는 짓은 하지 말라”고 제지했다. 이에 시위에 나선 당원은 “민주당이 당원들의 의사를 무시하고 있다”며 “광주의 한을 만들고 있는 지도부가 각성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를 지켜보고 있던 이윤정 남구지역위원장은 “제발 이러지 말라”고 당원들을 설득했다. 남구지역 당원들은 ‘대표 면담 가로막는 강기정이 민주당 대표냐’, ‘철새정치인 강운태 복당이 민주당 플랜이냐’고 적힌 플래카드를 펼쳐 보이기도 했다.

정 대표 일행이 버스로 향하자 이를 제지하려는 당원들과 경찰, 당직자들은 한바탕 몸싸움을 벌어지고, 남구지역 당원들은 지도부가 올라탄 버스를 가로막기도 했다.

10여분 이상 계속된 소동은 채선필 남구지역위원회 대변인의 성명 낭독으로 끝났다. 이를 지켜본 참배객들은 “5월을 기념하고 오월정신을 계승하겠다는 사람들이 묘역 입구에서 난장판을 만들어야 하느냐”면서 “뭐하는 짓들인지 참 부끄럽다”고 눈살을 찌푸렸다.

남구지역 당원들이 사나운 꼴을 보이게 된 것은 최근 민주당 내 일부에서 강운태 의원의 복당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남구지역 당원들은 성명서를 통해 “정 대표가 19대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까지 지키고자 했던 원칙과 명분이 무엇인지 묻고 싶다”며 “민주당 흔들기를 통해 당의 정체성과 정통성을 부정하면서 갈등을 조장해온 철새 정치인을 복당 시키는 것이 뉴민주당 플랜의 시작이냐”고 비난했다.

이들은 이어 “지난 재보궐 선거에서 민주당의 텃밭이라고 할 수 있는 호남에서 전패하는 처절한 아픔을 겪었다”며 “민주당이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지지했던 호남 민심이 뼈를 깍는 쇄신과 반성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채선기 남구지역위원회 대변인은 “묘역에서 이런 일이 벌어져 부끄럽지만 민주주의를 위해 잘못된 것을 바로 잡는데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한 추미애 민주당 의원도 지도부를 향해 쓴소리를 냈다. 추 의원은 호남 민심에 대해 “민주당이 당의 정신에 철저하지 못할 때 핵심 지지층이 매를 든다. 이것이 재보선에서 호남 참패의 원인이다”며 “현재의 민주당이 모습은 망가질대로 망가졌다”고 주장했다. 추 의원은 이어 “여론을 잘 듣지 않고 당권을 가진 분들이 당을 폐쇄적으로 운영하고 있어 민심에서 멀어져 간다는 비판이 일고있다”며 “이렇게 간다면 다음 지방선거가 기회가 아니고 위기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대구경북·부산경남 아고라 회원 50여명은 묘역 앞에서 “이명박 정부 퇴진”, “민주당은 각성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현 정부와 민주당을 비판했다.

한편 정세균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는 이례적으로 구묘역을 참배했다. 정 대표는 구묘역에서 “우리나라 민주주의 역사는 5월 영령들의 희생을 통해 이뤄진 것으로 다시는 후퇴하지 않을 것이란 믿음이 있었다”며 “이명박 정권 출범 이후 민주주의가 다시 후퇴하고 있어 민주당은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 민주주의가 역주행하지 않도록 모든 것을 바쳐 수호하겠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구묘역은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된 분들의 묘역이고 민주주의를 절대 후퇴시키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기 위해 꼭 참배해야 할 곳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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