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병원 인수하려다 계약금 11억원 날려
가톨릭병원 인수하려다 계약금 11억원 날려
  • 시민의소리
  • 승인 2006.03.10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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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모씨 가족, 광주대교구측에 계약반환 요청하기도
지난달 20일 목포시 산정동성당에서 천주교 광주대교구측이 성전 신축과 관련 기자회견을 하는 동안 작은 소란이 있었다.

지난 2003년 병원부지를 매입하기로 하고 광주대교구와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가 잔금 지급을 못해 계약이 해지된 김 모씨 가족이 찾아와 계약금 6억원을 돌려 줄 것을 요구한 것이다.

이에 대해 교구측은 즉답을 회피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 나타난 김모(67.목포 산정동)씨의 주장에 따르면 사정은 이렇다. 김씨의 동생은 서울에서 개인병원을 운영하는 개원의로 2003년 8월 천주교 광주대교구에 종교부지와 성당 터까지 합해 총 매입대금 60억원에 인수하기로 계약하고 계약금 6억원을 선지급했다.

당시 이 부지는 광주은행에 38억원이 근저당 설정돼 있었고 그는 이를 떠안는 걸 포함해 차후에 중도금 20억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김씨 가족은 병원 인수 자금의 잔금을 위해 가족의 재산을 처분하는 등 백방으로 뛰어다녔지만 근저당 설정토지라는 이유로 은행권 대출은 여의치 않았고 중도금 지급도 미뤄졌다.

결국 잔금 마감기일인 11월 중순까지 매입대금을 맞추지 못했고 교구측으로부터 최고장이 날아왔다. 2주기간의 여유가 더 생겼지만 자금마련이 어려웠던 그는 교구측에 호소문까지 띄우며 2004년 봄까지 연기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2주 뒤 계약을 해지한다는 통보가 날아왔고 결국 계약금 6억원은 눈앞에서 사라졌다.

그는 당시 가톨릭병원 노조의 파업이 한창일때였고 지역시민사회단체의 여론전도 매우 활달하던 시기여서 인수 후 장애가 될 것을 알면서도 인수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 그는 계약 이후 병원 내부 의료기기 리스비용, 시설 수리 비용 등으로 5억여원 정도를 더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금과 초기투자비용을 고스란히 눈 앞에서 날린 게 너무 억울했던지 재계약을 요구한 끝에 그는 교구측으로부터 재계약 의사를 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인수대금으로 70억원을 요구했고 그는 영안실 등 여타 인수조건을 더 제시하면서 5억원을 낮춰달라고 했으나 이루어지지 않았다.

결국 그는 병원 인수에 실패한 뒤 소송까지 휘말려 파탄지경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성당 짓는 건 반대하지 않는다. 제 동생의 억울하고 슬픈 정신적 고통을 짓밟고 웅장한 성당이 들어선다니 그저 슬플 따름 ”이라며 비통해했다.

이어 “엄연히 들어간 돈이 있는데 계약금도 돌려주지 않고 투자비용도 회수하지 못한 채 권리행사도 못한다면 이건 부당계약이나 다름없고 무효”라면서 “현재 계약과 관련된 자료들을 구비해 법적 구제를 신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60억원이면 싸다고 덤벼든 자신들의 무지함과 욕심도 비난받아 마땅하다”면서도 “정의, 평화를 앞세워 군사독재에 맞섰던 천주교의 박해정신은 어디 있느냐”며 말끝을 흐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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