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천인사 반발,신안출신 박영관검사 결국 사표
좌천인사 반발,신안출신 박영관검사 결국 사표
  • 인터넷전남뉴스
  • 승인 2009.01.18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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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사서 MB정권 향해 ”겸손하라”충고
사실상 사퇴를 요구하는 두 차례 좌천 인사에 반발해 사표를 낸 신안 도초 출신 박영관(57.사시 23회) 제주지방검찰청장이 퇴임 자리에서 이명박 정권을 향해 "겸손하라"고 충고했다.

박 지검장은 지난 16일 오전 제주지검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25년 검사생활을 하면서 언젠가는 물러날 거라 생각했지만 칼바람 부는 겨울에 나가게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아마 평생 검사 할 줄 알았던 것 같다.사람 일은 이렇게 한치 앞도 모르는데 어리석고 자만했다"며 25년의 검사생활을 반추했다.

박 지검장은 이어 "구 로마정국시절 군중들이 개선장군을 환호하자 옆에 있던 노예 한 사람이 '메멘토 모리(Memento Mori)를 외쳤다는 일화가 생각난다"며 "아무리 영광스러운 자리라도 모든 것은 변하니 겸손하고 교만하지 말라는 것 아니겠느냐"고 의미 있음 말을 던졌다.

박 지검장은 “로마사람들이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어 제국을 일으킨 것 같다"며 "나 뿐만 아니라 권력을 잡고 행사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메멘토 모리'를 말해주고 싶다"고 사실상 MB정부를 겨냥했다.

메멘토 모리(memento mori)는 ‘그대도 죽을 것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라는 뜻’이다. 전쟁에서 승리한 후 돌아와 행진하는 장군 뒤에 노예 한 명을 세워 로마 시내를 지나는 동안 뒤에서 ‘메멘토 모리’를 기억시키는 풍습이다.

로마 제국 당시 전쟁에서 돌아온 장군들은 승리에 도취해 쿠데타를 모의하기도 했기 때문에 ‘너무 우쭐하지 말고 겸손하라’는 뜻으로 노예를 시켜서 승리한 장군에게 메멘토 모리를 복창하게 만든 것에서 유래한다.

박영관 지검장은 “25년간의 공직생활 동안 퇴임 시기가 동기나 후배가 검찰총장으로 지휘권을 행사할 때 의롭게 물러날 것으로 생각했지만, 이렇게 찬바람 부는 겨울에 나갈지는 몰랐다”며 “한치 앞을 볼 수 없는 인간의 한계”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법무부의 사표 압박을 받아온 박 지검장은 최근 법무부의 지검장급 인사에서 대전지검 차장검사로 발령 나자 지난 13일 사표를 제출했다.

신안군 도초면 출신으로 목포고등학교와 성균관대 법대를 졸업한 박영관 전 지검장은 2003년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으로 재직하면서 '병풍사건'을 수사한 경력 때문에 한나라당은 물론, 법무부로부터도 '좌천'과 '사퇴'압력을 받아왔다.

특히 조선일보 사주인 방상훈 사장을 탈세혐의로 구속시킨 바 있어 조선일보에서는 박 지검장을 '정치검사'로 몰아부치기도 했다.

박 지검장은 지난해 3월 제주지검장으로 올 때도 전임이 전주지검장이서 좌천 성격으로 받아들여졌다.

이 때문에 지난 13일 검찰 인사에서 대전지검 차장검사로 전보 발령내자 두 차례 좌천인사에 반발해 결국 사표를 냈다.

그는 김대중 국민의 정부에서는 서울고검을 거쳐 2001년 6월부터 2년 간 서울지검 특수1부장,지난 2003년 3월부터 1년간 전주지검 차장검사,그 뒤 서울고검과 광주지검 그리고 지난해 이명박 정부출범 직전까지 부산고검 차장검사를 역임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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