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근 전 농협회장 말 한마디에 구 여권 실세들 '바들바들'
농협중앙회 게이트’란 말이 나돌 정도로 정대근 전 농협회장의 말 한마디에 구 여권 정치 실세 및 각종 비리 연루자들이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정대근 전 회장은 세종증권 인수 과정에서 50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현재 대검찰청에서 연일 소환 조사를 받고 있으며, 이미 5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상태에서 추가로 뇌물수수 혐의가 드러난 것에 상당한 심경의 변화를 느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와중에 농협의 알짜배기 자회사인 휴켐스가 정대근 전 농협회장의 구명을 위해 당시 정치권 실세인 태광실업 박연차 회장에게 저가 매각되었고, 이를 통해 박 회장도 70억원의 주식 시세차익을 얻었으며, 농협중앙회 노동조합 역시 이 사실을 검찰에 고발까지 하려했다는 새로운 의혹이 제기되면서 파문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
◆ 휴켐스 저가 매각은 정대근 전 농협회장 구명위해 불가피(?)
휴켐스는 농협 자회사로 연 매출액 3,000억여원에 약 400억원 정도의 매출이익을 실현, 농협 입장에서는 매각할 이유가 전혀 없는 상황이었다는게 핵심 관계자의 말이다.
이런 상황인데도 정 전 회장은 당시 농협 내부의 극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2006. 3. 31경 매각공고를 강행했다. 이어 2006. 5.10경 현대차로부터 3억원을 뇌물수수한 혐의로 검찰에 체포되자 당시 농협 A 전무이사, B 상무는 정대근 회장 구명을 위해 정치권 실세인 태광실업 박연차 회장측과 긴밀히 협의, 추후 매각금액 조정을 조건으로 2006. 5.10경 공개경쟁입찰 시 가장 높은 금액 제시토록 요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2006. 5.12경 태광실업 측은 매입금액 1,777억원 제시,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고 당초 제시금액보다 322억원 적은 1,455억원에 매각 결정됐다. 하지만 이 금액은 2순위 경남기업 제시금액(1,525억원)보다 적은 금액이고, 정 전 회장은 같은 해 7월경 병 보석으로 석방된 데 이어 2007년 2월경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 의혹 제기를 뒷받침하는 상당한 근거는
첫째. 특정업체 인수 컴소시엄 구성 시에는 주관사가 법인명의로 가장 많은 지분을 갖는데, 법인과는 별도로 박연차 회장 본인명의로 지분 참여했다. 통상 매각 시에는 개인 지분 참여가 문제가 있기에 컴소시엄 심사에 탈락하는 게 상거래 통례이다.
둘째. 매각대금 역시도 당초 제시가격과 본계약 시 가격 조정 폭이 10%를 넘을 수 없으나, 가격이 경남기업보다 적은 금액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는 점.
셋째. 박연차 회장은 휴켐스 인수 직전인 2006. 5.중순경부터 2006. 7.중순경까지 휴켐스 주식을 본인과 친인척 명의를 동원해 대량 매입하여 70억원 주식 시세차익을 얻었다는 것 등이다.
◆ 휴켐스 매각 과정에서 태광실업 박연차 회장 70억원 주식 시세차익 얻기도
입수 자료에 따르면 박 회장은 휴켐스 매도 확정(2006. 6.30경) 이전인 2006. 5.18경 한국증권거래소를 통해 주당 8,479원에 34만주를 매입했다.
또 농협측에 휴켐스 매각 주식 양수도 및 대금 정산일인 2006. 7.28경보다 앞선 2006. 7.19경 주당 7,911원에 16만2,000주 매입하고, 친인척 2명을 동원해 동일자에 주당 약 8,000원에 54만주를 사들였다.
그 결과 박 회장은 인수 전 주당 가격이 8,000원이나, 인수 후에는 주당가격이 1만5천원 정도여서 내부정보를 이용해 70억원의 부당이익을 취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 농협중앙회 노동조합은 이 사실을 검찰 고발까지 하려해
이에 대해 농협중앙회측은 “실사 과정에서 매각대금 조정 사유가 발생하여 조정하였을 뿐”이라면서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하지만 농협측 주장과는 달리 본지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농협중앙회 노동조합은 휴켐스 저가 매각 비리에 대해 당시 정대근 회장을 검찰에 고발 계획하였다는 것이 밝혀져 농협측이 이 문제를 이미 파악하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실제 농협중앙회 김종현 노조위원장은 2007. 1. 2경 내부 전상망을 통해 ‘정대근 회장은 즉각 퇴진하라’는 글을 게시하고, 게시된 글에는 정치권 실세에 (주)휴켐스 저가 매각 의혹에 대해 검찰에서 수사하도록 일간지에 신문광고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김 노조위원장이 정 전회장을 긴급 면담한 후 검찰 고발 계획이 조합원 동의 없이 즉시 취소되었고, “노조원들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정 전 회장은 2007년에만 300% 특별상여금을 직원들에게 지급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돼 농협중앙회는 물론 노동조합까지 도덕성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게 됐다.
세종증권 인수 로비와 연관돼 연일 구설수에 오르고 있는 농협중앙회는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특히 거액의 비자금 조성과 기업의 매각과 매입, 특혜시비 연루 등으로 전임 중앙회장들의 줄줄이 사법처리 된 점에서 보듯 휴켐스 파문도 외연확대와 지배강화에 주력하던 중앙회의 지배하에 이루어졌던 것이 점차 기정사실화 되고 있다.
국민들은 때 아닌 유명세(?)를 타고 있는 농협중앙회와 정대근 전 회장을 주목하고 있다. 정대근 전 회장이 세종증권 인수과정에서 수수한 50억원이 어디로 흘러갔는지, 또 자회사인 휴켐스 저가 매각 과정에서 어떤 대가가 오고 갔는지, 박연차 회장이 내부정보를 이용해 얻은 시세차익과 그 댓가로 금품을 수수한 비리 연루자들은 누구인지 등 그의 말 한마디에 온 시선이 쏠리고 있다.
저작권자 © News in 전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