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민주 경쟁 구도 '풀뿌리'정착 기대
각 시군에 따라 차이는 있을망정 지금 예측되고 있는 전남 지역 지방선거 판세는 '민주당≒당선'이다. 민주당 예비후보군은 10명 안팎으로 치열한 반면 열린우리당(우리당)의 예후보군은 아예 없는 곳도 있을 만큼 매우 열악하다. 당선가능성에 따른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다.광주의 경우 전남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리당 지지세가 더 낫다고는 하지만 예비후보들의 민주당 쏠림 현상은 전남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전남의 예측처럼 '민주당≒당선'이라는 공식 적용이 무리라 할지라도 광주에서 민주당 강세는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 같은 전망들은 그간 치러진 보궐선거 결과, 정당지지도의 추이 등을 토대로 한 단기적 실증자료에 근거하고 있다. 민주당이 잘해서라기보다는 우리당이 못해서 발생한 '홧김에' 투표라는 분석도 있다. 이유야 무엇이든지 간에 결론은 하나다. 광주전남의 표심은 매우 유동적이라는 것이다. 그간의 여론조사 또한 50% 가량이 유동층임을 확인시켜준다.
이 같은 '유동'의 의미는, 정치적 변수에 따라 상황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담고 있다. 가장 가까운 예가 대통령 탄핵 이후 형성된 우리당의 1당 도약이다. “남은 시간이 결코 짧지 않다”는 우리당 인사들의 '여유'가 엿보이는데, 그들이 기대하고 있는 게 이 같은 변수의 발생이라 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염두에 둬야할 사실은 '지방선거'라는 점이다. 국회의원 선거나 대통령 선거가 이념지향적이라면, 지방선거는 실사구시적 측면이 더 강조된다. 더군다나 근래의 유권자들은 연속 세 번의 지방선거를 겪었다. 선택 기준으로서 '정당'에 그다지 의미를 두지 않을 정도의 학습기간이다.
결국은 '인물'이다는 선택 가이드라인이 강조되고 있는 이유다. 당이야 어디든 간에 야무지고 똑똑하면 찍겠다는 계산이다. 물론 이 때의 인물은 우리 정치력의 한계 범위 안에서의 인물이다. 같은 인물이라면 우리당이나 민주당과 같은 전통적인 지지기반을 배경으로 할 때 유리할 수밖에 없다.
종합하면 우리당, 민주당, 인물, 정치변수… 등이 이번 지방선거의 주요 단어가 될 전망이다. '민주당 우세 속 유동층 끌기를 위한 우리-민주 경쟁구도'로 이번 선거의 성격을 압축한다 해도 틀리지 않을 것 같다.
민주노동당(민노당)은 왜 언급하지 않느냐는 문제제기가 있을 수 있다. 지역구 및 단체장 당선가능성이 엷어 민노당이 과연 '주요 단어'로까지 기능할지 솔직히 의문이다. 지지율을 15%(이전 13.1%)까지 끌어 올려 더 많은 비례대표의 진출을 꾀한다는 것이 민노당의 전략이기도 하다.
이번 지방선거가 광주전남지역에 던져 주는 가장 큰 의미는 '우리 대 민주'로 형성되는 양자 경쟁구도일 것이다. 공천이 곧 당선이었던 과거에는 민심보다 당심이 우선이었다. 하지만 지금 당심은 1차관문일 뿐, 궁극적으로는 민심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 분명 '막대기 당선'보다는 더 나은 구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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