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아침 광주서 기자간담회...통합신당 정동영 후보 시종 압박
시민사회 진영의 중재에도 불구하고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와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의 단일화 협상이 끝내 결렬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9일 아침 문 후보가 기자간담회를 자청하고 이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문 후보는 단일화 무산 이후 전날인 8일 충장로 유세 등을 펼치며 광주 지역 반응을 살피고는 자신감을 얻은 듯 간담회 내내 정 후보 측을 압박했다.
문 후보는 "참여정부의 부패와 실정에서 자유롭지 못한 대통합신당이 고립을 자초하고 있다"며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를 이기려면 어떤 카드를 쓰는 것이 나은지 국민들이 판단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문 후보는 또 "국민들은 (여러 후보 중에) 이 후보가 제일 부패한 후보라고 생각하겠지만 국세청장, 청와대 정책실장 구속 등 여러 사례에서 보듯 현 정부에 대해 더 분노하고 있다"며 "15~20%의 지지율로는 이 후보를 이길 수 없으며 부패와 실정으로부터 깨끗하고 자유로운, 경제비전을 갖춘 본인이 더 경쟁력 있는 후보"라고 차별성을 강조했다.
그는 "국민들은 아직도 감동할 준비가 돼 있다"며 "부패와 무책임 때문에 500만개 일자리 창출, 2000만명이 일하는 중소기업에 날개를 달아줄 기회를 버려서야 되겠는냐"라고 본인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본인이 패를 접고 정 후보에게 양보할 일은 없으며 오히려 정 후보 측이 참여정부의 실정을 책임지고 통 큰 결단을 내려달라는 주장이다.
문 후보는 "정 후보에게 양보를 요구한다기보다 그 방법 밖에 없다"며 "가장 큰 세력인 국민에게 겸손하면 길이 보일 것"이라고 정 후보 측을 압박했다.
토론회 요구, "무리한 주장 아니다"
정 후보와의 단일화 과정에서 문 후보가 내건 전국 한 번, 지역 5번 등 모두 6번의 정책 토론회와 TV생중계 요청이 너무 무리한 제안이 아니었느냐는 질문에 문 후보는 "이 후보를 이기려면 누가 경제를 잘 할 수 있는지 국민들에게 평가를 받자는 것인데 이러한 과정 없이 세력이 큰 쪽으로 단일화하자는 것은 국민들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문 후보를 수행한 정범구 의원은 "정책논의는 쏙 뺀 채 (정치권과 시민사회진영이) 기계적인 단일화 논의에만 묻혀 있다"며 "토론회를 일단 시작하고 나면 횟수야 조절할 수도 있는 것인데 신당이 먼저 선관위에 문제가 있지 않느냐는 식의 공문을 보내 토론회 자체를 무산시켰다"며 통합신당의 태도를 공격했다.
문 후보는 "국민들은 현 정부의 무능, 무책임에 대한 반성과 해원의 씻김굿을 원하는데 통합신당은 과오는 인정하지 않고 공만 차지하려고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여론조사 할 필요 없다"
문 후보는 "140여명의 국회의원 의석수를 가진 통합신당이 집권여당의 프리미리엄을 가지고도 지지율 25%를 얻지 못했다면 국민들의 심판을 이미 받은 것"이라며 "따로 여론조사를 해볼 필요조차 없다"고 선을 그었다.
수치상 별 의미없는 여론조사로 후보를 결정하는 방식에는 응하지 않겠다는 것.
그는 "적극적으로 생각해야 일이 풀린다"며 "젊은이들에게 나라의 미래를 열어줄 수 있는 미래창조 세력이 나서면 이 후보에게 쏠린 표나 부동층의 표 등 죽어가는 표가 다시 돌아올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문 후보는 이날 아침 기자간담회까지 이틀 간의 광주 방문을 마치고 정책발표회를 위해 유세버스를 타고 대구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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