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기념관 건립공약, 선거용으로 드러나
DJ기념관 건립공약, 선거용으로 드러나
  • 정거배 기자
  • 승인 2006.01.16 22: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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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밀한 검토없이 ‘DJ 향수 자극해 표 얻자’
DJ기념관 건립이 사실상 무산될 것으로 보여 치밀한 사전검토 없이 선거운동 때 이른바 표 모으기 차원에서 활용된 것으로 밝혀졌다.

박준영 전남지사는 지난 16일 연두기자회견 자리에 “최근 김대중 전 대통령이 생전에 추앙하는 식의 기념관 건립은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면담한 박 지사에게 밝혔다는 것.

따라서 지난 2004년 6월5일 있었던 전남지사 보궐선거에서 당시 박준영후보가, 지난해 4월30일 목포시장 보궐선거에서 정종득후보가 각각 김대중 기념관건립을 유권자들에게 공약했었다.

이들 박준영, 정종득 외에 경쟁 후보들 역시 선거과정에서 김대중기념관 건립을 들고 나왔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면밀한 검토보다는 ‘유권자들에게 DJ 향수를 자극해 표를 얻겠다’는 의도였음이 입증된 셈이다.

왜냐하면 DJ는 퇴임하기 한달 전인 지난 2003년 1월 서울 마포구 동교동 건물과 자신과 관련된 자료일체를 연세대학교에 기증하기로 결정한 뒤 공식 퇴임일인 그해 2월 25일 김대중도서관이 정식 개관했었다.

이곳에는 노벨평화상 상패와 옥중서신 그리고 대통령 재임당시 각국 사절로부터 받은 선물 등 DJ 생애 모든 자료들이 망라 돼 있다. 따라서 사실상 노벨평화상 수상자 김대중기념관 성격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다른 장소에 노벨평화상 또는 DJ기념관을 짓는다는 것 자체가 명분이 약할 뿐 아니라 이미 연세대 소유의 김대중 도서관에 전시하거나 소장하고 있는 소장품을 나누거나 옮기는 일 또한 우스운 일이 되기 때문이었다.


박정희 기념관 건립문제를 둘러싼 기념사업회와 대립으로 정부 역시 난색을 표명하고 있던 터였다.

그런데 김대중 도서관이 개관 한 지 1년이 훨씬 지난 2004년 6,5 전남지사 보선과 지난해 4,30 목포시장 보선에서는 김대중노벨평화상 기념관을 짓겠다고 공약했던 것이다.

결국 그동안 이와 관련해 언급이 없었던 주인공인 DJ가 직접 나서서 부정적인 견해를 밝힘으로써 전남지역 기념관 건립이 선거용이었음이 드러난 셈이다.

선거 당시 구체적인 연구나 검토없이 퇴임한 DJ 이름을 이용해 표를 얻겠다는 이른바 DJ를 팔아 표를 얻자는 식이었음이 밝혀진 것이다.

목포시는 지난해 시장보궐선거 이후 김대중 전 대통령 노벨평화상 수상기념관을 짓는다고 보도자료까지 내면서 부산을 떨었다.

하지만 사업성격과 추진과정, 재정확보 가능성 등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었다.

지난해 전남도와 목포시는 삼학도 구 목포지방해양수산청 부지근처에 오는 2010년까지 1만6000㎡, 건평 6600㎡규모로 DJ 노벨평화상 수상기념관을 지어 관련자료를 전시한다며 보도자료를 통해 지역언론에 발표했다.

기념관 건립에 필요한 사업비 총 300억원 가운데 150억원을 국비지원을 받고 나머지 150억원은 목포시 예산 등 지방비로 확보하겠다는 구체적인 사업계획까지 발표했다. 정부의 계획이나 입장을 확인하지 않고 일방 추진한 것이다.

이 사업은 지난 5월 취임한 정종득 목포시장이 박준영 전남지사를 만나 전남도 차원에서 지원을 요청하기까지 했었다.

그렇지만 DJ 노벨상 수상기념관 건립에 대한 지역사회의 공론화과정과 여론수렴 절차도 없이 목포시가 일방적으로 발표했기 때문에 논란은 더욱 확산됐다.

또 구체적인 추진방법 뿐 아니라 DJ에 대한 역사적 평가도 끝나지 않은 상태여서 더 문제가 됐다.

더구나 기념관을 건립하면 전시물 등에 관해서 아무런 대안이 없는 상태였었다.

이런 가운데 전남도는 박준영 도지사 선거공약이어서 기념관 건립을 검토했지만 결국 지난해 6월 포기하고 말았다.

그 뒤 지난 16일 박준영 지사가 공식 밝힘으로써 사실상 김대중 기념관은 무산됐음이 확인됐고, 다분히 선거용으로 DJ 향수자극을 통한 득표전략이었던 것으로 결론이 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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