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지역주간지, 선거 앞두고 낯 뜨거운 단체장 홍보
한 지역주간지, 선거 앞두고 낯 뜨거운 단체장 홍보
  • 정거배 기자
  • 승인 2006.01.15 23: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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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 2주째 1면 전체 도배질...선관위 대응 주목
‘역시! 정종득 시장'이라는 말이 병술년 새해 벽두부터 지역민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다.’

첫 문장을 얼핏 보면 선거철에 한 정당이 자신의 당 후보를 선전하는 당보(홍보용신문)를 연상케 한다.

그러나 이 문제의 기사는 목포에서 발행되는 모 지역주간신문 1면 ‘역시 정종득 시장, 목포시민들 호평’ 기사의 첫 문장이다.

지난 13일자로 발행된 이 신문은 정종득 목포시장이 취임 이후 8개월 동안 중앙부처를 8차례 방문해 올해 지역현안사업 국비지원 예산 6천300억원을 확보했다는 홍보기사를 그것도 1면 전체를 할애해 게재한 것.
지난 1월 13일자 발행된 신문 1면

이 신문은 여기서 끝나지 않고 목포시에서 건네준 정시장이 중앙부처를 방문한 관련사진 6장을 날짜별로 지면에 배치하는 배려(?)까지 아끼지 않았을 뿐 아니라 관련기사자료를 건네 준 목포시 공무원 직원 이름까지 소개해 놓고 있다.

시 공무원이 관련자료 제공 논란

하지만 기사의 첫 리드문장에 언급했던 ‘역시! 정종득 시장이라는 말이... 지역민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다.’는 내용을 뒷받침하는 주민 인터뷰 내용은 단 한줄도 게재하지 않아, 선거를 앞둔 민감한 시기 임에도 현직 단체장에 의도적으로 띄우기 위한 기사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1주일 전에 발행한 지난 1월 6일자(166호) 신문도 마찬가지 1면 전체를 정 시장 사진과 함께 내보내 연속 2주에 걸쳐 정 시장을 이른바 표지모델로 만들었다.
지난 1월 6일자 발행된 신문 1면

이 날짜 신문 1면 기사에는 정시장이 ‘아름다운 미항 목포건설을 위한 소신이 확고’하다는 제목하에 ‘일 잘하는 단체장 4위’를 차지했다는 중간제목으로 처리하는 등 현직 단체장 띄우기에 팔을 걷어 부쳤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그런데 이 신문은 전에도 현직시장 관련 지나친 홍보기사를 내보내 구설에 오르기도 했었다.

지난해 11월부터 최근까지 지방선거와 2005년 결산 그리고 단체장 신년구상 등 관련 특집기사를 한면 또는 2개면에 걸쳐 실으면서 정시장이 민주당 내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 ‘원도심 활성화 기반구축’ ‘정시장이 꿈꾸는 비전‘이라는 제목 또는 중간제목으로 게재해 왔다.

‘시장선거 할 필요 없다‘ 비난

특히 이 신문은 구독료를 받지 않은 무료신문으로 지난해 8월에도 마찬가지로 1면 전체를 할애해 시장 인터뷰 기사를 게재하면서 ‘정 시장 재선 문제없다’라는 내용의 제목을 뽑아 보는이들로 하여금 어리둥절하게 했다.

이에 대해 목포시청을 출입하는 한 기자는 “신문을 보니 같은 기자로서 부끄럽다. 현안사업 국비 확보는 지역 국회의원 등 지역인사들의 공동노력으로 성사된 것인데도 마치 정 시장 혼자 공으로 만드는 것은 과장“이라고 개탄했다.

민주당 시장경선 출마 준비를 하고 있는 한 인사는 “이 신문을 보면 오는 5월 시장선거는 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며 “지역민들에게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정보를 제공해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언론의 역할 아니냐”며 비난했다.

또 다른 인사 역시 “사진 등 홍보자료까지 건네 준 것을 보면 문제의 신문과 목포시가 유착됐다는 의혹을 받기 충분하다”며 “선관위 등 당국은 사전선거운동 혐의로 즉각 조사에 착수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보도’ 해명


5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언론모니터 모임을 준비 중인 K모씨는 “문제의 신문이 아예 까놓고 특정인 당선을 위해 홍보에 나선다면 스스로 언론이기를 포기한 것이며 목포시민들의 수준을 얕보는 행위”라며 적극 대응에 나설 것임은 시사했다.

이에 대해 관련 기사를 작성해 편집한 이 신문 해당기자는 “지역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보도했을 뿐 다른 의도는 없다”며 더 이상 질문에 답변을 회피했다.

한편 최근 유사한 사례로 함평군선거관리위원회가 지역시민단체인 함평사랑군민연대가 군정비판 유인물을 배포하자 공직선거법상 사전선거운동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적이 있어 목포시선거관리위원회의 대응이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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