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기업, 전국 최대 규모로 증설 계획
병·의원 등에서 발생하는 감염성 폐기물 처리시설의 확장 문제를 두고 장흥 주민들의 반발이 심화되고 있다. 장흥 장평면 두봉리 주민 등에 따르면 의료 폐기물 처리업체인 (주)하나산업은 최근 감염성(병원성) 폐기물 처리사업을 해 오고 있는 (주)하나산업(대표 박병환)은 최근 기존 시간당 350㎏(1일 8.4톤), 500㎏(1일 12톤)의 소각시설 2기 이외에 현재 1만여평의 부지에 시간당 1,600㎏(1일 38.4톤)의 소각시설 3호기 증설을 추진 중에 있다.

1일 38.4톤을 처리할 수 있는 소각로 3호기 증설이 완공되면 이 업체는 1일 총 58.8톤, 연간 2만1,460톤의 감염성 폐기물을 처리할 수 있게 돼 국내 최대 규모의 소각시설을 갖출 전망이다. 특히 이미 관련법 개정으로 사업장 제한 규정이 풀려, 기존 보유 1·2호기를 포함하면 국내 단위 수거업체 1위로 부상할 전망이다.
2003년 6월 현재 전국의 감염성 폐기물 중간처리업체는 총 14곳으로 광주전남지역에는 (주)하나산업이 유일하다. 2005년 전국 병의원 등에서 발생하는 감염성 폐기물은 총3만4,000여톤으로, 만약 증설 중인 3호기 소각로가 정상 가동될 경우 전국 병의원 감염성 폐기물의 85%가량이 이곳을 통해 처리 될 것이라는 게 주민들의 설명이다.
(주)하나산업은 이미 지난해 8월 영산강유역환경청으로부터 소각시설 증설에 관한 조건부 변경허가를 얻은 뒤, 현재 장흥군에 실시계획 인가 절차를 밟고 있는 중이다. 장흥군은 관련 서류의 미비 등을 이유로 2차례 신청서를 반려했지만, 적법한 조건이 갖춰지면 인가하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주민들은 청정지역 장흥에 전국 최대 규모의 병원 감염성 폐기물이 들어서게 됐다며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특히 주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는 것은 (주)하나산업의 실질적 소유자로 알려진 전모씨 등의 전력들 때문이다.
전씨는 장흥 장평 출신으로 하나산업은 지난 2000년 경기도 안산의 시화공단 내에 사업 허가를 받은 뒤, 2001년부터 장흥 장평 봉림 농공단지에서 감염성 폐기물 처리업을 시작해 왔다.
전씨 등 가족들은 이 무렵 같은 농공단지 내에 ‘(주)두봉’이라는 또 다른 회사를 운영해 왔는데, 이 회사 부지 내에 전국에서 수거해 온 병원성 폐기물 수 백톤을 불법 매립해 오다 2001년 8월경 발각되고 만 것이다.
주민들에 따르면 불법매립으로 사법처리를 받은 전씨 등은 그동안 사업장을 두봉리로 이전한 뒤, 그동안 친인척을 세워 명의만 바꾼 채 계속 사업을 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송정식(61) ‘하나산업 주민대책위’ 위원장은 “처음에는 싱크대 공장을 하느니, 물엿 공장을 하느니 해서 그런 줄만 알았다”며 “주민들을 감쪽같이 속이고 수년동안 마을 코앞에서 혐오시설을 가동 중인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공장 옆 소나무와 대나무가 말라죽고, 아침마다 역겨운 냄새와 악취 때문에 구토 증세에 시달리고 있다며 뒤늦게 가동 중단과 공장 폐쇄를 주장하고 있다.
송 위원장은 “폐기물을 불법 매립해 오던 주민들의 지탄을 받고 쫓겨난 업체가 어떻게 마을 옆에 공장을 가동하게 됐는지 알 수 없다”며 “여론 수렴 과정도 없이 허가를 내준 장흥군과 영산강유역환경청의 처사를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특히 장흥군이 친환경 농업단지를 조성하고 인근에 친환경 특화 마을 등이 생겨나는 판에, 이 같은 혐오시설이 가동될 경우 주민피해와 함께 청정 장흥의 이미지까지 훼손시킬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특히 보성군과 경계에 있어 단순히 그 피해가 장흥에만 그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공장시설은 현재 보성군 노동면과 불과 몇 ㎞의 경계 내에 있어, 침출수나 폐수가 방류될 경우 곧바로 광주전남 시도민의 상수원인 주암댐으로 흘러들어가 피해를 입힐 것이는 주장이다.
하나산업대책위원회 주민 등 장흥, 보성 주민 100여명은 지난 21일 광주시 북구 일곡동 영산강유역 환경청 앞에서 원정 시위를 갖고 하나산업의 증설 허가 취소를 강력하게 주장했다.
송정식 위원장은 “전국에서 수거해 온 각종 폐기물들을 싣고 강원도, 심지어 제주도 차량까지 청정마을 장흥으로 몰려들고 있다”며 “마을 주민이 이주하거나 하나산업이 공장을 폐쇄하거나 둘 중 하나의 방법 밖에는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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