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천 "인물 따라 헤쳐모여는 안 돼"
박상천 "인물 따라 헤쳐모여는 안 돼"
  • 시민의소리
  • 승인 2007.05.04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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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광주방문...총선 겨냥한 실리 포석 해석
박상천 민주당 대표가 대표 취임 이후 한 달만에 처음으로 광주를 찾아 후보중심의 통합이 아닌 정당 중심의 통합론을 강조했다.

박 대표는 3일 시내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념-정책이 다른 사람들이 대선을 위해 혼합되는 '잡탕정당'은 정당 기본원리에 어긋난다"며 사실상 열린우리당과의 통합에 부정적인 의사를 피력했다. 그는 또 "가능성이 높은 유력한 인물 중심으로 이합집산 헤쳐모이는 것은 열우당+민주당 통합보다 동기가 더 나쁘다"고 말했다. 그 동안 중도세력통합 과정에서 꾸준히 고수해왔던 민주당 중심의 통합론을 재차 강조한 셈이다.

박 대표는 이를 위해 "교섭단체 구성이 가능하도록 현역의원 세력과의 통합추진에 힘을 쏟고 있다"고 말하고 "동질성, 이념, 목표에 대한 인식을 같이해야 하는데 작업이 늦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통합신당모임과의 신당 추진, 그리고 결별 과정을 설명하면서 '23인 그룹'이라고 표현하는 것으로 서운함을 대신했다. 그는 신당창당 무산과 관련해 "23인 그룹이 민주당을 흡수합당하려 하고 공동대표 4명 중 1명만을 배정하는 것은 민주당을 너무 과소평가한 것"이라고 말했다. 현역의원 숫자는 비록 적지만 2명의 시도지사와 19명의 단체장, 350여명의 지방의원 등 호남을 기반으로 한 민주당이 대선에서는 국회의원들보다 더 큰 역할을 할 것임에도 몸값을 너무 후려쳤다는 것.

박 대표는 "꽃이 아름다워야 벌, 나비가 날아든다"고 비유하며 "한나라당을 제외하고 중도주의 정당을 표방하는 민주당이 제 틀을 갖추게 되면 대선후보들이 당연히 모일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민주당 중심의 통합작업이 결실을 맺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중도세력 통합논의에서 50년 전통 민주당의 정체성을 포기할 수 없고 정치공학상 '헤쳐모여' 방식은 정당 운영원리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강조한 박 대표는 여기에 원외위원장에 관한 언급을 하나 더 보탰다.

박 대표는 "현역의원을 끌어들일 때 그 지역구에 해당하는 원외위원장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며 "현역의원에 대한 대우는 하되 원외위원장이 절망에 빠지는 일이 없도록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원외위원장의 지지를 받아 대표에 당선된 만큼 내년 총선에서 이들의 기득권을 보호하는 데에도 소홀히 할 수 없다는 인식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박 대표의 이날 기자회견은 모든 기득권을 포기하고 '헤쳐모여 식 신당론', 곧 반 한나라당 전선 구축에 나서자는 통합방식과 일정한 거리두기로 받아들여진다. 불확실한 전망에 쉬이 몸을 움직이느니 시간을 벌면서 내년 총선을 염두에 둔 실리를 취하자는 포석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다시 말해 후보중심으로 헤쳐모였다가 지지율이 폭락할 경우 같이 '쪽박'을 차느니 지금의 남은 기득권이라도 잘 유지해 명맥을 잇겠다는 득실타산이다.

그러나 열린우리당 정동영-김근태 양대 계파의 탈당 조짐, 손학규를 위시한 범 여권 후보들의 정치세력화, 무엇보다 당 내 현역의원들과의 갈등 등 급변하는 정치환경에 민주당 중심의 통합론이 급격히 흔들릴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박 대표는 이날 5.18국립묘지를 참배하고 오후에는 전북 전주를 방문하는 등 분주한 일정을 소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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