찍을 사람이 없다...한나라 지지율만 올라
찍을 사람이 없다...한나라 지지율만 올라
  • 시민의소리
  • 승인 2007.02.21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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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대선 D-10개월, 호남민심 어디로 가나
“누가 나올지도 모르는 데 어느 당을 찍을지 지금 어떻게 말을 합니까. 열린우리당이 갈라져서 향후 정국이 어떻게 될지도 모르고요.”(김양훈.44.택시기사. 전남 나주시)

“지금 같아서는 누가 나와도 뻔하지 않습니까. 이명박씨나 박근혜씨 둘 중 한 사람이 당선되겠죠. 투표 할 맘도 없습니다.”(김명수 36. 자영업.광주시 북구)

대선이 10개월도 채 남지 않았건만 광주 전남지역민들은 관심이 없는 듯하다. 사실 관심이 없기보다 딱히 찍어주고 싶은 후보가 없다는 것으로 결론지을 수 있고, 이로 인해 좌절감이 큰 상태.

“고건씨는 왜 중간에 포기했답니까? 그나마 호남에서 유일하게 전국 표를 얻을 수 있는 주자였잖아요. 한나라당 후보가 되겠지요.”(김모씨, 49. 모대학 교수. 광주시 남구)

열린우리당 내 의원 30여명이 당을 빠져 나와 분열되면서 호남민심도 갈팡질팡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100년 정당을 호언하던 열린우리당은 김한길, 강봉균 의원이 중심이 된 중도개혁통합신당모임(통합신당모임)과. 천정배 의원을 중심으로 한 민생정치준비모임(민생모임)이 각각 당에서 빠져 나가면서 3분됐다.

탈당 정국 범여권 지지율 추락


2004년 총선에서 150 석 이상의 과반수 의석을 확보했던 신생당 열린우리당은 3년도 못 돼 원내 제 1당 자리를 한나라당에 내준 것도 모자라 정치권 이합집산에 따라 당의 생존조차 불투명해졌다.

이같은 범여권의 분열은 지역 내 유권자들의 민심에 혼란을 초래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광주와 전남북 지역민을 상대로 한 경향신문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절대적 지지를 얻는 정당은 하나도 없었다. 민주당이 19.4%로 1위를 차지했지만 한나라당도 13.8%의 지지율로 전에 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반면 17대 총선에서 지역 내 최다 의석을 차지했던 우리당에 대한 지지는 11.3%. 민생모임(2.2%), 통합신당모임(2.5%)의 지지율을 합쳐도 18%대에 그친다. 경향신문은 이같은 결과를 두고 “범여권의 지지도는 기대 이하”였다고 분석했다.

15일자 전남일보에 나온 전국16개 신문방송 공동 조사 결과에 따르면 범여권통합신당이 출범할 경우 광주-전남 지역민은 34.9%의 지지율을 보였다. 이는 현재 열린우리당에 대한 정당 지지도 17.3%, 민주당 29.9%의 합에서 7.8%가 빠지는 수준. 통합신당을 바라지만 여전히 한나라당의 적수가 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유력 주자 없는 정치권 이합집산

열린우리당의 14일 전당대회에서 당선된 정세균 의장을 비롯한 최고위원 후보들의 한결같은 약속은 통합신당을 추진, 대선후보를 생산해 2007년 대선의 승리를 거머쥐겠다는 것.

정 의장은 “이 순간 우리는 기득권을 버린다. 민주주의와 나라 발전의 대의 위해 헌신한 희생의 자세로 돌아간다”며 “대 통합의 밑거름이 되어 반드시 성공하고 경제를 살리고 민생을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전당대회에서는 당을 떠난 통합신당파와 민생모임에 대한 비난도 동시에 제기됐다.

윤원호 최고위원은 “추락하는 열린우리당이라며 중도개혁세력이라는 말만 남기고 사면초가의 당을 떠난 어제의 동지들의 과연 대통합을 해낼 수 있는가. 뺄셈의 정치를 하면서 당을 떠는 그들은 대통합신당의 적임자가 아니다”고 규정했다.

탈당파들과의 재결합이 쉽지 않을 거라는 전망이 가능하다.

13일 광주를 찾은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우리당 중심의 통합신당은 불가능하다”고 못박고 당의 해체를 주장했다. 아직까지 우리당에 잔류하고 있지만 새 지도부가 과감한 기득권 포기선언 등의 특단의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 갈라설 수도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탈당 세력들이 은근히 기대하는 쪽은 지난 해 지방선거에서 호남을 싹쓸이한 민주당이다. 그동안 열린우리당의 분열을 강건너 불구경 하듯 지켜봐온 민주당의 주가가 다시 오르고 있는 것.

약화된 열린우리당을 포함해 통합신당이나 민생모임, 민주당에 이르기까지 이들 제세력이 가진 가장 큰 고민은 유력한 대선주자가 없다는 것.

한나라당과 민주노동당을 제외한 모든 세력이 외부인사 영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우선 연초 결성된 시민정치세력인 창조한국미래구상과의 연대에 몰두할 것이 눈에 들어온다.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이 영입 1순위로 꼽히고 있으며 박원순 변호사, 최열 환경운동연합 대표, 문국현 유한킴벌리사장 등의 이름이 자주 등장한다. 뜻밖에도 한나라당 내 3위 주자인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와의 결합에 대해서도 크게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분위기다.

이들 후보군들은 어느 누구도 정치권의 러브콜에 무관심한 모습. 게다가 국민지지도와 인지도 등에서도 한나라당 후보군과 현저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특히 손학규 전 지사와의 연대설은 본인이 말도 안된다며 극구 부인하고 있는데다 “어떻게 한나라당 인사와 함께 할 수 있느냐”는 기존 지지세력들의 비판을 넘어야 하는 부담이 있다.

어떤 인사가 영입이 되든지 호남과는 무관할 뿐 아니라, 영입대상 가운데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싶은 후보도 없다는 게 호남의 고민이다.

그러나 호남의 민심은 지금까지 정치권에서 볼 수 없었던 제3의 인물을 강력히 바란다. 경향신문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새 인물에 대한 기대가 56.5%에 달했다. 특히 50대 이상과 20대의 청년층에서 이같은 응답률이 높이 나타나 새 인물에 대한 기대가 보편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과연 호남 정치1번지라는 광주, 2 차례의 대선 승리 출발지였던 호남의 기대대로 새로운 기대주가 부상할 것인가, 주목하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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