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선거 이후] MB 레임덕·정치권 빅뱅 가속도
[서울시장선거 이후] MB 레임덕·정치권 빅뱅 가속도
  • 인터넷전남뉴스
  • 승인 2011.10.26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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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대 박원순에 몰표,예상보다 큰 격차로 승리
26일 오후 8시 KBS MBC SBS 등 방송 3사가 출구조사 결과를 발표하자 여야 표정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서울 안국동 ‘희망캠프’에서 기쁨의 환호성이 울려퍼졌고 영등포 당산동 민주당사에서도 환호성이 이어졌다.

서울광장 부근 프레스센터에 마련된 나경원 선거캠프는 침통 그 자체였다. 출구조사 결과는 박빙의 접전이라는 얘기를 무색하게 하는 격차였다. 박원순 54.4%, 나경원 45.2%로 무려 9.2%포인트 차이의 격차를 보였다.

방송 3사 공동 출구조사라는 점에서 공신력이 보장된 자료라는 게 한나라당 쪽을 더 뼈아프게 하는 대목이다. 반전을 노리기에는 너무 큰 격차가 났기 때문이다. 자세한 출구조사 결과는 더 충격적이었다.


10.26 재보궐선거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 박원순 서울시장 야권단일후보가 54.4%로 45.2%를 얻은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를 9.2% 차이로 크게 따돌리며 승리가 확실시 되자 박 후보의 희망캠프가 축제분위기에 휩싸이고 있다

나경원 후보는 20대부터 30대, 40대에 이르기까지 민심의 회초리를 경험했다. 박빙은커녕 2배~3배에 이르는 예상 득표율 격차를 보였다. 30대의 박원순 후보 예상 득표율은 75.8%에 이르렀고 나경원 후보는 23.8%를 받을 것으로 예측됐다. 3배가 넘는 지지율 격차다.

나경원 후보 개인만의 패배로 보기는 어려운 게 민심에는 분명한 메시지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 결과는 2004년 4월 17대 총선 당시 탄핵역풍에 버금가는 민심의 분노와 울분이 반영된 결과이다.

특정 세대에서 여당 후보가 야권 후보 3분의 1 수준의 득표율을 받는다는 것은 거대한 분노의 물결이 존재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양쪽이 접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던 40대 역시 박원순 66.8%, 나경원 32.9%로 박원순 후보의 일방적인 우위였다.

최종 개표 결과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한나라당 입장에서는 충격적인 결과이다. 이번에 서울시장 선거를 비롯해 전국에서 다양한 선거가 치러졌지만, 상징적인 곳인 서울에서 범야권에 ‘참패’를 당하게 될 경우 한나라당이 겪을 후폭풍은 상상하기 힘들 정도이다.

민심의 거대한 물결은 전혀 감지하지 못할 우연이었을까. 전혀 그렇지가 않다. <나는 꼼수다> 방송이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배경이 무엇인지, 그곳에 답이 있었다. 언론이 권력에 대한 감시를 제대로 하지 않는 동안 각기 다른 영역에서 목소리를 냈던 4명의 남자가 시민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창구로 등장했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나는 꼼수다>를 듣고 그 내용을 퍼뜨리면서 시민들은 울분을 달랬고, 꿈을 키웠다. 딴지일보 총수 김어준씨는 “쫄지마, 투표하면 이긴다”는 메시지를 끊임없이 전했고, 시민들은 이에 반응했다.

<나는 꼼수다> 열풍은 이명박 정부에 대한 민심의 저항과 분노가 어떤 수준인지를 드러내는 단적인 증거였다. SNS 발달에 따라 ‘투표인증샷’ 열풍도 이어졌다. 정치를 멀리했던 젊은이들에게 선거는 하나의 놀이이자 문화였다.

선거에 전혀 참여해보지 않았다는 이들이 새벽같이 일어나 투표장에 나서고 그 소식을 트위터에 올리고 그것을 공유하면서 퍼 나르는 시민들의 ‘정치 참여’ 열기를 향해 이명박 정부 쪽에서는 ‘제재’ 운운하면서 위협했고, 언론은 그 전달자 역할을 했다.

언론은 민심을 몰라도 너무 몰랐다. 엄밀히 말하면 민심을 모른 게 아니라 모른 척 한 것으로 보인다. 권력의 품에서 ‘단물’을 공유하다보니 정작 자신들이 귀를 기울여야 할 민심의 바다 그곳을 외면한 결과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자신을 서울시장으로 만들어주고 대통령으로 만들어줬던 바로 그곳 서울에서 패배의 쓴맛을 보게 됐다. 민심을 외면하는 정치가, 정부가 어떤 결말을 맞게 되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국정치는 2011년 10월 26일과 10월 27일을 기준으로 전혀 다른 환경을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을 휘감았던 ‘대세론’의 오만은 이제 뿌리부터 흔들리게 됐고, 범야권은 시민들의 뜻을 받드는 ‘새로운 정치’ 그 시작을 알리는 역동성의 실천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기관인 리서치뷰 안일원 대표는 “서울시장선거에서 매우 큰 격차로 벌어진 이번 선거결과에 따라 여권에서는 한나라당과 청와대와의 차별화 전략으로 레임덕이 가속화되고, 당권이 주요 대권주자를 중심으로 급격하게 재편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야권은 범야권 통합선거에 의한 사례로서의 서울시장선거가 야권연대의 위력이 증명된 것이라고 볼 수 있어, ‘통합과 혁신’ 등 야권통합주장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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