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내부비판 채수창서장에 지지의견 봇물
경찰 내부비판 채수창서장에 지지의견 봇물
  • 인터넷전남뉴스
  • 승인 2010.06.30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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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주의 경찰 사퇴하라"는 기자회견 이후 직위해제 당해
최근 양천경찰서 고문수사파문과 관련해 현직 경찰서장이 사죄와 함께 경찰 실적주의의 폐해를 성토하고 나섰다. 그는 이어 자신도 사퇴하겠다며 근원적 책임이 있는 조현오 서울경찰청장의 사퇴를 촉구하자 '이 시대 진정한 민중의 지팡이, 당신의 용기에 찬사를 보낸다'는 누리꾼들의 격려와 지지가 쏟아지고 있다.

경찰청은 해당 서장을 기강문란 행위를 이유로 곧바로 직위해제했다.

채수창 강북경찰서장은 29일 낮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발생한 양천서 고문수사 사건에 대해 "서울시내 경찰서장의 한사람으로서 서울경찰의 가혹행위에 대해 사죄를 드린다"면서도 "가혹행위를 한 담당 경찰관의 잘못이 크겠지만, 이것 못지않게 가혹행위를 하면서까지 실적경쟁에 매달리도록 분위기를 조장한 서울경찰청의 지휘부의 책임 또한 크다"고 밝혔다.

채 서장은 "그럼에도 모든 책임을 일선 현장 경찰관에게 미루면서 조직원 잘못에 절대 관대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지휘부의 무책임하고 얼굴 두꺼운 행태에 분개한다"고 성토했다.

그는 실적평가에 대해 "경찰관이 법을 집행함에 있어 얼마나 절차를 잘 준수하고 얼마나 인권을 우선시했는가를 기준으로 성과를 평가해야 하는데도, 검거점수 실적으로 보직인사를 하고 승진을 시키겠다고 기준을 제시하며 오로지 검거에만 치중하도록 분위기를 몰아가는 것에 대해 심히 걱정스럽다"며 "등수에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정성평가보다는 등수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검거에 매달리는 것은 일선 현장 경찰관 입장에서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채 서장은 양천서 사건으로 온 국민이 경악하고 있는 것에 대해 "아직도 그 근원적 잘못을 깨닫지 못하고 일선 경찰관에만 책임을 미루고, 현행 실적평가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수정하지 않으면서 그동안 실적을 강조해온 지휘부가 계속 그 자리에 있는 한 양천서 사건과 유사한 사건이 계속 발생할 것"이라며 "이러한 조직문화를 만들어낸데 근원적 책임이 있는 서울경찰청장의 사퇴를 촉구"한다고 요구했다.

채 서장은 자신 역시 경찰서장으로서 서울경찰청 지휘부의 검거실적 강요에 휘둘리며 강북서 직원들에게 무조건 실적으로 요구해온 데 책임을 느낀다며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경찰관이라는 직업이 피도 눈물도 없는 무자비한 법집행관이 아니라 주민 속에서 주민의 어려운 입장을 헤아리며 주민의 신뢰를 받는 기관으로 거듭 나기를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채 서장의 강북서는 서울지방경찰청의 일선 경찰서 평가에서 최근 4개월 동안 연속으로 최하위를 기록했으며 이와 관련해 시경으로부터 감찰을 받았었다. 현직 경찰서장의 서울경찰청장에 대한 정면비판은 경찰역사상 초유의 일인 것으로 알려졌다.

채 서장의 기자회견이 끝난 직후 경찰청은 채 서장을 기강 문란행위로 규정하고 곧바로 직위해제한 뒤 후임 서장(백운용 서울청 교통관리과장) 발령을 냈다.

경찰청은 채 서장의 서울청장 퇴진 요구에 대해 "하위평가를 받아온 현직 서장이 본청 지휘계통 보고 등 정상적인 절차에 의한 개선책을 건의할 수 있음에도, '언론 인터뷰'라는 극단적인 방법으로 불만을 표출한 것은 조직내 지휘계통을 위반한 기강문란 행위"라며 "대책 마련에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채 서장의 이 같은 행동에 대해 시민들은 참된 용기에 찬사를 보낸다는 격려의 글이 쏟아지고 있다. 평소 하루에 채 한 건도 올라오지 않는 강북경찰서 홈페이지의 자유게시판에는 20여개의 격려글이 달렸다.

대체로 채 서장에 대해 "이시대의 진정한 의인입니다"(김아무개) "참경찰입니다"(신아무개)라며 격려한 글이 많았고, 채 서장을 곧장 직위해제 조치한 경찰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채 서장이 경찰옷을 벗지 않도록 힘을 모으자는 주장도 나왔다.

-"왜 하부조직의 문제를 정확하게 짚어내고 개선하자는 분을 직위해제시킵니까? 이러니까 경찰이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지 못하고 항상 견찰견찰하는 겁니다. 제 주변에도 경찰인 친구가 있는데 실적주의 때문에 터진 양천서 사건 씁쓸하다 합니다."(김아무개)
-"그래도 경찰엔 서장님 같은 분이 있어야 합니다 권력에 아부하며 살아가는 놈 들이야말로 진짜 그만 두어야 할 사람들입니다"(김아무개)
-"서장님이 사퇴하지 않도록 모든 직원이 힘을 모아서 막아주시길 기대합니다. 강북주민여러분들도 용기있는 서장님이 경찰에서 떠나지 않도록 힘을 모아주세요"(최아무개)
-"진정으로 반성하는 고위 공무원이 이 시대에 얼마나 됩니까? 훌륭한 결정을 하셨고 시민 한 사람으로 계속 근무해 주셨으면 합니다"(김아무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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