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립목포대학교 인문콘텐츠학부 역사콘텐츠전공 최성환 교수가 ‘홍어장수 문순득의 표해시말’을 새로 발간했다.
최 교수는 국내 3대 표해록으로 평가받는 ‘표해시말(漂海始末)’을 연구해온 대표적인 역사학자로 KBS 역사스페셜(홍어장수 표류기, 세상을 바꾸다) 프로그램에도 문순득의 행적을 추적한 바 있다.
이번 신간은 최 교수가 그간 발굴한 다양한 국내외 사료를 바탕으로 문순득의 표류 경험과 그 역사적 의미를 조명한 결과물이다.
‘표해시말’은 우이도 홍어상인 문순득의 표류경험담을 토대로 섬 유배인 정약전이 기록한 글이다.
문순득은 홍어를 사러 출항했다가 1802년 1월에 표류한 후 현 오키나와·필리핀·마카오·중국 본토 등을 3년 동안 떠돈 국내 최장거리 표류자로 동시대의 다양한 문화상을 경험했다는 특징이 있다.
특히, 근대의 길목에서 세계 문화를 다양하게 체험한 점에서 그 역사적 의미가 크다. 비록 아시아의 영역을 벗어나지는 않았지만, 아시아에 전파된 유럽문화(스페인, 포르투갈)를 체험한 것이 특징이다. 정약전은 문순득의 경험을 듣고, 그에게 ‘천초(天初)’라는 호를 지어줬는데, 이는 조선인 중 최초 경험자라는 뜻이다.
이 책은 문순득의 최초 경험을 추적하고 그의 표류 경험이 지닌 역사적 의미를 다각도로 조명한다. 그동안 저자가 발표했던 문순득 표류와 관련된 연구 성과를 토대로 수정·보안 하여, 총 3부(이해하기, 찾아가기, 의미찾기)로 구성했다.
정약전은 천주교를 믿는다는 이유로 머나먼 섬에 유배됐으나 정작 섬 주민 문순득은 표류를 통해 아시아에 전파된 유럽의 천주교 문화를 경험하고 살아 돌아왔다. 섬사람 문순득과 실학자인 정약전의 만남을 통해 탄생한 ‘표해시말’에는 흥미로운 모험담과 함께 근대적 해양 인식의 중요성이 담겨 있다. 이는 한국의 해양사와 섬 문화사에서 매우 중요한 사료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