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총선] 김원이·배종호 경선결과 분석
[목포총선] 김원이·배종호 경선결과 분석
  • 정거배 기자
  • 승인 2024.03.13 21:3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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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호 먼저 터뜨린 샴페인-김원이 절박함의 승리
시민여론은 배종호, 당원에서 김원이 뒤집혀
경선에서 이긴 김원이 국회의원이 13일 아침 부인과 함께 출근길 인사를 하고 있다.
경선에서 이긴 김원이 국회의원이 13일 아침 부인과 함께 출근길 인사를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목포 총선후보 선출을 위한 당내 경선이 김원이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본선과 같은 경선에서 김원이의 신승은 경선 막판에 조직화된 민주당 권리당원들의 투표 결과였다. 조직화된 권리당원은 궁지에 몰린 김원이 절박함이 만들어 낸 현상이었다.

이번 경선 결과 배종호는 일반시민 여론조사에서는 김원이에 앞섰다.

반면에 김원이는 권리당원 여론조사에서 승리함으로써 일반시민여론조사 열세를 뒤집어 결국 경선승리를 따냈다.

배종호는 여론에서는 이겼고 김원이는 마지막 개표에서 승리했다.

특히 배종호는 김원이가 당원명부를 손에 쥐고 있다는 사실을 너무 가볍게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이 생애 마지막 선거출마이기도 했던 배종호였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곳간 뒤주를 털어 군자금을 마련할 생각을 할 필요를 못느낄 정도로 미리 승리감에 도취해 있었던 거 아닐까.

 

배종호의 한계, 자기 중심적 사고

여론조사 경선이 도입된 이래, 목포에서 ‘당심이 민심을 거스른’ 경선결과는 이번이 첫사례로 기록됐다.

그간 일반시민 여론조사 결과는 격차만 있을 뿐 권리당원 여론에도 그대로 반영됐었다.

이번 경선결과를 두고 어떤 이는 필자에게 이렇게 평했다.

“김원이·배종호 둘 다 싫은데, 그 중에서 덜 싫은 김원이를 택한 것 아닌가”

이번 목포경선 결과를 압축하자면 배종호는 너무 이른 시기, 너무 쉽게 자신의 승리를 낙관했다.

반대로 지난 4년간 국회의원 뺏지 단맛을 경험한 김원이에게 패배는

하늘이 무너지는 악몽이었다.

그러기에 김원이는 절박했고 간절했다. 여론 상 앞서온 배종호의 느긋함이 승패를 갈랐다. ‘우환에 살고 안락에 죽는다(生于憂患 死于安樂)’는 맹자의 말이 적중했다.

선거나 스포츠, 전쟁은 간절한 자가 승리할 확률이 높다. 그러기에 배수진을 친다.

 

17년 정치지망생 배종호의 최대 약점

 

배종호는 선출직 정치인이 되려는 도전자로서 치명적인 약점을 갖고 있다.

자신을 객관화시키는데 취약하다. 자신이 내건 ‘17년 목포바보’는 ‘17년 실패’라는 주석이 달릴 수 밖에 없다.

그는 출마할 때마다, 내면에는 자신은 ‘가장 우수하고 유능한 후보’라는 무의식이 잠재돼 있다.

헌법상 일정 연령만 되면 1인 1표가 주어지는 ‘보통선거’는 가장 유능한 인물, ‘최고’를 선택하는 경진대회가 아니다.

선거 출마 후보자는 대중을 얼마나 많이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이느냐가 당락을 결정한다.

그런데 대중은 후보 입장에서 후보를 바라보지 않는다. 대중 자신들의 입장과 처지에서 후보를 바라볼 뿐이다.

그러나 배종호는 대중을, 유권자를 자신 중심에 놓고 대상화시키는 것에 익숙하다. 그는 ‘17년 실패’의 원인 중 하나인 자신의 취약점을 보완하는데 실패했다.

 

김원이의 재선=목포의 불행

 

이제 김원이에 대해 필자의 생각을 피력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김원이 자신이 누려온 국회의원직을 잃을 수 있다는 절박함이 경선 승리의 동력으로 작동했다.

4년 전 총선 때, 목포에서 내리 3선한 박지원과 맞붙어 당선됐다.

김원이는 당시 “새로운 목포”를 내걸었다. 필자는 그런 구호를 볼 때 마다 안철수가 내건 “새정치”가 떠올랐다.

시간이 흐른 2024년 현재, 그가 내걸었던 ‘새로운 목포’는 찾을 수 없다. 허접한 구호였고 4년의 의정활동과 성과를 지켜 본 목포시민들은 실망했다. 목포대 의대 유치가 국회의원 김원이의 전부였지만 그는 어떤 수확물도 목포시민들에게 내놓지 못했다.

그가 의대유치라는 자신의 ‘존재이유’ 공약을 내건 자체가 판단착오로 본다.

30년 간 해 온 현안을 자신이 해결하겠다고 한 것 자체가 세상물정 모르는 철부지 같았다. 결국 해내지 못했다.

 

김원이, 목포시민의 불신임 여론

 

이번 김원이는 시민경선에서는 패했다. 지역유권자들은 현 국회의원인 김원이를 불신임했다. 하지만 막판 관리한 민주당원들이 그를 살려냈다.

그래서 어떤 주민은 간신히 경선을 통과한 김원이를 향해 “반성해야 한다”고 일침했다.

그러나 사람은 반성한다고 해서 바뀌지는 않는다. 세 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 사람을 고쳐 쓸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이런 것이다.

인간이란 존재는 자신의 부족함 또는 잘못을 인정까지는 할 수 있다. 그러나 고치기는 힘들다. 천성은 바꿀 수 없고 능력 부족한 이가 어느날 갑자기 능력자가 될 수 없는 것이다.

 

지방의원들, 김원이와 한배를 타다

 

이번 목포경선에서는 유독 지방의원들이 김원이에게만 몰려 있었다.

목포시의원·도의원들이 김원이 경선통과를 좌고우면하지 않고 정치생명을 건 이유는 명확하다.

만약 김원이가 낙선하면 2년 뒤 있을 지방선거에서 자신들이 위태로워 지기 때문이다. 김원이의 위기를 자신들의 정치생명 위기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의 김원이에 대한 헌신은 김원이 또는 목포를 위해서가 아니다. 자신들의 앞날을 위해 김원이에게 품앗이를 했을 뿐이다.

이제 특별한 사건이 없는 한 김원이는 오는 4·10 본선에서 재선될 것으로 예측된다.

학령인구 감소로 지방대학은 벚꽃 피는 순서대로 문을 닫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지방대학이 문을 닫고 지역 인구는 줄어 든다. 수도권 인구가 비수도권 인구 총수를 넘어선 현실 앞에 지방은 속수무책이다.

지난 4년, 김원이를 지켜본 입장에서 필자의 생각을 밝힌다.

국회의원 김원이의 재선은 자신 중심으로 보면 기사회생이지만 목포시민의 입장에서는 불행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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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인 2024-03-13 22:04:54
참 한심한 기간이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