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형 선거리포트" "실리 보다 의리" 택한 후보
"이석형 선거리포트" "실리 보다 의리" 택한 후보
  • 인터넷전남뉴스
  • 승인 2010.02.28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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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가야합니까. 괜히 다른 경쟁자들 자극하면 손해니, 안 가는게 맞다고 봅니다.”

24일 저녁 이석형 후보 캠프는 다음날로 예정된 한 군의원 출마 후보의 출판기념회
참석을 놓고 깊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군의원 출마 후보는 얼마 전 이 후보를 초청
하고, 환영사를 맡아 달라고 요청했습니다.뒤늦게 알고보니,초청장에 이 후보 환영사
순서까지 써 놓았더군요.물론 사전에 이 후보와 충분한 의견 교환이 없었습니다.

해당 지역은 군 의원 후보자만 10여명에 달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합니다. 자칫 특정
후보 기념식에만 참석할 경우 다른 후보자를 자극할 가능성이 큽니다.이 후보와
정치적 인연이 얽혀 있는 사람들이 후보로 나와서 처신이 몹시 조심스러웠습니다.
참석 여부에 대해 주변에 물어 보자 단번에 부정적인 의견이 돌아왔습니다.

“도지사 출마 후보의 격에 어울리지 않는 자리다”“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가는데,
행사에 참석하면 괜한‘불이익’을 받을게 뻔하다”며 가지 말라는 의견이 절대
다수였습니다.

선거판이 워낙 예민하기 때문에 이런 결정은 선거캠프에서 흔합니다. 가자니, 다른
후보들이 신경 쓰이고 안 가지니, 당사자가 받을 마음의 상처가 부담으로 다가오는
상황이었습니다.그래도 참모들은 선거 구도를 감안하면 안가는게 맞다고 건의를
드렸습니다.

이 후보와 군의원 후보는 전대 농학과 동기입니다.이 후보는 1984년 대학 총학생장에
출마했습니다. 당시 군복무를 마친 복학생이었던 이 후보는 학회장에 출마했는데,
복학생인 탓에 참모들이나 지인들이 많지 않았습니다. 현역인 경쟁자에 비해
열세였지요.

그때 이번에 군의원 출마를 선언한 동기 등이 발로 뛰며 이 후보를 도왔다고 합니다.
그는 선거 당일 투표장에 나갈 의사가 없던 예비역들을 열심히 쫒아 다니며
일일이 연락해 투표장으로 나오게 했습니다.

이 후보는 이런 동기들의 도움으로 무난히 학회장에 당선됐고 여세를 몰아 전남대
농과대 학생회장을 거쳐 총학생장을 역임했습니다. 3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지만,
이 후보는 그때 그 일을 잊지 못하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지난25일 아침, 이 후보 표정은 밝았습니다.“내가 설혹 불이익을 받는다해도 당연히
출판기념회에 가야 한다. 그것이 사람의 도리와 의리가 아니겠느냐”며 비가 쏟아지는 밖으로 나갔습니다.

당초에는 연설을 하지 않기로 참모들에게 약속했는데, 행사장에선 연단까지 올라
갔습니다. 이 후보는 군의원 출마자와의 인연을 소개하면서 진심으로 환영의 뜻을
전했습니다. 장내는 순식간에 달아 올랐죠.동기분도 이 후보가 어떻게 참석했는지
아는 탓에 눈물까지 글썽거렸습니다.

매번 경선 캠프는 숱한 고민에 빠집니다. 그때마다 늘‘인간 이석형속에서 해답을
찾습니다.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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