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5월 5일 경기도 평택

민간인과 군부대간 충돌

2006-05-06     제공 민중의소리
경찰병력, 대추리에서 청년학생들 무차별 연행
군인들과 민간인 1천여명 황새울 들녘에서 격한 충돌


5일 밤, 대추리에는 추적추적 빗소리만 들려올 뿐 사람 숨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경찰은 이날 오후 6천여명의 병력을 평택에 배치해 "학생으로 보이는 사람은 무조건 연행하라"며 또 한차례 대규모 연행작전을 펼쳐 흡사 80년 5월 계엄령상태의 광주를 연상케 했다.

이날 하루 1백여명이 연행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나 구체적인 명단 확인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굵은 빗줄기가 쏟아지는 대추리의 밤. 주민들은 뜬눈으로 밤을 지샜고, 몇몇 우산을 받쳐든 주민들은 자정이 넘은 시간 취재기자들이 머물던 숙소로 찾아와 "밤에 조심해야 한다. 밖에 나오지 말고 자칫하면 경찰에 끌려갈 것이다"라며 당부하기도 했다.

이날 낮 대추리, 도두리 일대에서 벌어진 군인들과의 대규모 충돌은 충분히 예상되었던 일이었지만 정부는 결코 민-군 충돌은 없을 것이라고 입이 닳도록 주장해왔다.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서였을까. 6천여명의 경찰병력을 대추리 작은 마을에 풀어놓고 인간사냥을 벌이기까지 했다.

경찰은 6일 아침 또 한차례 연행작전을 벌일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공권력으로 문제를 풀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오늘(5일)과 같은 상황은 앞으로도 계속될 수 있음을 예고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군이 주둔하고, 공권력으로 제압하려하면 할 수록 더욱 거센 저항에 부딪힐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군대를 풀어 철조망을 치고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지정하면 모든게 해결될 것처럼 국방부는 생각했을 지 모른다. 하지만 현실은 군대를 동원해 문제를 해결하려 하는 한 민간인과 군인과의 충돌은 더욱 격렬한 양상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