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체장 민주당후보 공천댓가로 6억원 내놔라’

지난 2월초 지역 모 인사에게 제안... 결국 거절

2006-04-19     정거배 기자
민주당 고위인사 측근이 지역의 한 인사에게 접근해 기초단체장후보 공천댓가로 수억원의 공천헌금을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사실을 밝힌 H씨는 평소에 민주당 고위인사 측근들과 친분이 있으면서 지역정치에도 관심을 갖고 있는 인물이다.

H씨는 지난 2월 초순 당 고위인사 측근으로부터 “서남권의 한 지역 기초단체장 민주당 후보공천을 보장하는 대신에 6억원을 달라”는 제안을 받았다. 이들은 “6억원 중에서 3억원을 먼저 2월17일까지 주라”는 주문까지 받았다.

하지만 H씨는 평소 단체장 출마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었고 거액의 돈을 시일이 촉박한 상황에서 마련하는데 어려움도 있었다. 더구나 6억원 공천헌금을 건네주면 이들의 제안대로 공천이 보장될지 여부에 대해서도 고심할 수 밖에 없었다. 이런 제안에 H씨는 가까운 지인들과 만나 상의하기도 했다.

결국 H씨는 심사숙고 끝에 이들의 제안을 정중히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조변석개하는 정치의 생리상 공천을 보장받는다는 확신이 없었고 자신이 해당 단체장 선거에 출마할 준비가 안돼 있었기 때문이었다.

당 고위인사 측근이 H씨에게 제안했던 2월 초순에는 민주당이 기초단체장 후보 경선방법을 확정하지 않았던 시기였다.

그 뒤 민주당은 지난 3월초 기초단체장 후보를 포함한 공직후보를 여론조사 경선으로 선출하기로 확정했었다. 결과적으로 이들의 제안대로 지역에서 인지도가 높지 않은 H씨가 6억원의 공천헌금을 내놓고 후보경선에 출마했을 경우 전략공천이면 몰라도 탈락은 확실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