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미터 여론조사, MB 지지율 31.4%

청와대,지지율 ‘40%대 안착’이라더니…국정운영 부정평가 58.5%

2009-08-26     미디어오늘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 정기 여론조사에서 이명박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이 31.4%로 나타났다.

청와대는 자체 여론조사 결과 이 대통령 지지율이 40% 중반대를 기록했다면서 “40%대에 안착하는 양상”이라고 주장했지만 휴대전화를 통해 여론조사를 하는 리얼미터 정기 조사 결과와는 큰 차이를 보였다.

리얼미터는 지난 25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95% 신뢰수준에 ±3.1%)을 대상으로 정기 여론조사를 벌인 결과를 26일 발표했다. 이 대통령 지지율은 31.4%로 지난 11일 조사 때보다 1.1%p 올랐다.


이 대통령 지지율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정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상승곡선을 보이고 있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그러나 리얼미터의 최근 여론조사 결과는 상승곡선이 예상보다는 완만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청와대가 주장한 ‘40%대 안착’과는 다른 결과이다. 청와대가 발표한 내용을 종합해보면 A여론조사기관에 지난 23일 의뢰해 조사한 결과는 45.5%, B 여론조사기관에 22일 의뢰해 조사한 결과는 46.7%로 나타났다.

청와대는 이런 결과를 근거로 지난 24일 “이제 40% 대에 안착하는 양상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청와대는 김대중 전 대통령 영결식 다음 날 여론조사 결과를 언론에 알리면서 홍보전에 나섰지만,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는 청와대 주장에 의문을 던져줬다.

주목할 대목은 청와대 여론조사는 김 전 대통령 영결식 당일과 전날 조사된 결과라는 점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김 전 대통령 장례를 ‘국장(國葬)’으로 결정하면서 극우세력의 반발을 사기도 했지만, 민주당 지지층에게는 점수를 땄다.



이는 리얼미터 조사에서도 그래도 나타났다. 리얼미터는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민주당 지지층(▲7.6%p)에서 큰 폭으로 상승해 김대중 전 대통령 국장 결정과 지지율 상승이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이념적으로는 중도층에서 8.9%p 올라 상승폭이 컸고, 계층별로는 중산층에서 4%p 올라 다른 계층에 비해 상승폭이 컸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이 김 전 대통령 ‘국장’ 과정에서 국정수행 지지도가 상승한 것은 사실이지만, 청와대가 주장한 것처럼 40%대에서 안착했다는 근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청와대 주장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실제로 45.5%, 46.7%의 지지율을 받는 상황이 이어진다면 이 대통령 국정수행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이들보다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이들이 더 많아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40%대에 안착하는 양상’이라는 청와대 설명은 취약한 국정기반이 안정적 기반으로 바뀌는 것을 의미하며, 다른 전직 대통령들과는 달리 지지율 추락을 성공적으로 극복한 대통령으로 기록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결과이다.

이 대통령 지지율이 40%대에 안착하고, 50% 안팎까지 상승한다면 남은 임기 동안 국정운영에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시나리오는 청와대의 ‘희망사항’일 가능성도 있다는 점이다.

리얼미터 조사를 보면 국정수행 부정적 평가층은 여전히 58.5%로 조사됐다. 8월11일 조사 때보다 3.1%p 낮아졌지만, 긍정적 평가층보다 27.1%p 높은 상황이다. 부정적 평가층이 긍정적 평가층의 두 배에 이르는 현실은 여전한 셈이다.

청와대가 다음 주 초에 단행할 예정인 개각 결과나 이후 전개될 국회 인사청문회 결과에 따라 이 대통령 지지율은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이 대통령 지지율 상승곡선이 이어질 수도 있겠지만, 40%대에 안착하는 결과로 나타날 것인지, 30%대 지지율에서 맴돌 것인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