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천일염 올해안에 식용으로 허용 전망
불합리한 관련규정 개정키로... 천일염 브랜드화 활력 기대
2006-03-30 인터넷전남뉴스
전남도에 따르면 천일염을 가공하지 않고도 식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관련규정인 식품공전이 올해 안으로 개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천일염 주산지인 전남지역에서 정책설명회를 가질 예정이다.
국산 천일염은 가정에서 김장과 간장을 포함한 전통식품과 각종 젓갈류를 담글 때 식용으로 사용돼 왔다. 그러나 현행 식품위생법을 근거로 한 식품공전 제3항에는 “식염(식용소금)으로는 제제,가공,정제소금을 사용해야 한다”고 명시해 놓고 있는 조항 때문이다.
이처럼 관련법에는 천일염을 그대로 식용으로 사용할 경우 불법행위가 되는 셈이다. 다만 바닷물을 정제해 가공하는 기계염과 꽃소금으로 부르는 재제염, 굽거나 볶은 가공염만 식용으로 인정하고 있다.
국산 천일염이 이처럼 정부정책에서 천덕꾸러기로 취급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정책을 세우는 과정에서부터 객관적인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게 천일염 업계의 지적이다.
지난 2004년 12월말 현재 전국 천일염 생산면적은 4,915㏊, 이 가운데 전남지역이 3,373㏊로 국내 천일염 생산면적의 68%를 차지하고 있다.
또 전남 신안군이 2,186㏊로 전남지역 면적 중에서 72%를 차지하고 있는 천일염 주산지다.
천일염은 규정하고 있는 법은 지난 63년 만들어진 염관리법으로, 염전개발과 소금수급조절이 목적이었다.
그 후 1967년 소금 생산자에게 조합(염업조합)을 설립해 품질검사를 대행 할 수 있도록 법이 개정됐다. 이어 97년 소금수입자유화를 앞둔 정부는 2년 전인 지난 95년 12월 염전 구조조정(폐전)을 골자로 한 염관리법을 개정하게 된다.
중국과 호주 등 외국산 소금수입이 자유화 된 것은 지난 97년 7월.
외국산 소금수입에 대비해 국내 천일염 생산자에게 염전을 없애는 대신 일정액의 지원금이 주어졌다. 정부는 당시 국내 염전은 전체 면적을 1,500㏊ 수준으로 축소해야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와함께 가공소금제조에 대해서는 규제완화차원에서 종전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바꾸는 등 천일염을 포기하는 대신 가공소금 육성정책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또 그동안 광물로 분류돼 산업자원부에서 관할하던 염관리법이 지난 96년 7월부터 정제가동 과정을 거친 식용소금에 대해서는 보건복지부 관할의 식품위생법으로 이관됐다. 하지만 비식용으로 분류된 천일염은 종전대로 산자부의 염관리법의 적용을 받게 됐다.
정부는 그 후 소금수입업자에게 1톤당 4만3,690원의 수입부담금을 부과해 조성된 염 안정기금으로 염전을 없애는 천일염 생산자에게 지원금을 지급해 왔다. 1㏊당 섬지역은 900만원에서 1,350만원, 육지는 710만원에서 1,066만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하지만 지난 95년 염관리법 개정 당시 천일염 업계에서 요구한 ㏊당 3800만원에 비해 크게 못미치는 수준이었다.
정부의 계획대로 염전구조조정이 성과를 거두지 못하자 정부는 당초 2001년 12월까지였던 폐전지원기간을 작년말까지 3년 연장하기까지 했다.
결국 정부는 폐전정책이 실효를 거두지 못하자 지난 5월 26일 그동안 직접 챙겨온 염관리업무를 특별시와 광역자치단체로 이양하는 것을 골자로 한 염관리법을 개정하게 된다.
법 개정이유를 “지방분권을 통한 선진 지방자치 실현과 염관리 업무의 효율적 추진을 위해 염전개발과 제조업 허가에 관한 사무를 광역지방자치단체로 이양하는 것”이라고 정부는 설명했다.
목포대학교 천일염생명과학연구소(소장 함경식 교수)에 따르면 “국산 천일염은 중국과 호주 등 외국 천일염과 비교했을 때 미네랄 성분이 많아 질적으로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갯벌에서 생산되는 국산 천일염은 염화나트륨 함량이 80-85%로 호주나 중국산 85-95%에 비해 성분면에서 우수하다”고 말했다. 국산 천일염은 염화나트륨 함량이 적은 대신 미네랄이 많다는 게 함 교수의 설명이다.
또 연구결과 소금을 물에 녹였을 때 외국산 소금은 산성 성분인데 비해 국산 천일염은 알카리성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젓갈이나 김치 등 전통식품을 만들 때 정제소금보다는 국산 천일염을 사용하는 것이 맛이나 품질면에서 우수하다는 연구결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함 교수는 “천일염이 오랜 세월동안 아무런 문제없이 사용해 왔는데도 불순물이 많다는 이유로 가공식품 제조시 사용금지를 하는 것은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소는 또 “그동안 실험결과 국산 천일염은 당뇨나 동맥경화 등 성인병을 완화시켜주는 효능을 갖고 있는 반면에 가공소금은 인체내 혈액을 산화하는 작용을 해 고지혈증이나 동맥경화를 악화시킬 수 있다”며 천일염 상품화 사업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실제로 국산 천일염과 비슷한 방법으로 생산하는 프랑스의 ‘게랑드 소금’은 세계적 특산물로 프랑스 국내외에서 1㎏당 8만원에서 9만원에 팔리고 있다. 반면 국산 천일염 판매가격은 1㎏당 200원에서 300원 수준에 불과한 실정이다.
목포대 천일염생명과학연구소는 “프랑스 게랑드 소금과 국산 천일염은 염분함량이나 미네랄 성분 등 많은 유사성을 갖고 있다”며 “부가가치가 높은 천일염은 전남 서남해안 특화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프랑스 게랑드 지방은 염전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해 해마다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오고 있으며, 프랑스 정부는 게랑드 소금에 대해 카드뮴 등 중금속 검출여부만 조사할 뿐 식용을 허용하고 있다.
전남도는 지금까지 식품으로 사용할 수 없다는 불합리한 규제로 인해 많은 불이익을 받아 왔지만 올해 안으로 관련 규정이 개정되면 천일염생산에 더욱 활력을 불어 넣어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