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민노당의 파란, “민주당 전횡에 대한 심판

민주 지도부 대거투입 속 ‘장흥 강기갑’ 승리

2009-04-30     시민의소리
4·29 재·보궐선거는 한나라당 ‘완패’, 민주당 ‘반쪽 승’, 진보정당의 ‘약진’으로 성적표가 나왔다.

민주당은 전국적으로 국회의원과 기초단체장 포함해 수도권 2곳에서 승리했지만 전주 2곳은 지켜내지 못했다. 한나라당은 5개 국회의원 선거구와 수도권의 1개 기초단체장 선거구에서 모두 패배했다. 진보신당은 조승수 후보가 울산에서 승리하면서 처음으로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그러나 민주당도 ‘텃밭’에서 완패해 체면을 제대로 구겼다. 특히 광주·전남지역의 패배는 전주지역 국회의원 선거 두 곳과는 속내가 다르다.

민주노동당은 전남 장흥 광역의원 제2선거구에서 정우태(47) 후보가 2선의 김성 민주당 후보를 큰 표 차이로 누르며 호남지역에서는 처음으로 ‘지역구 광역의원’으로 전남도의회에 입성하는 성과를 일궈냈다. 광주지역에서는 예상을 뒤엎고 류정수(40) 후보가 3번째 도전장을 내민 고경애 민주당 후보를 제쳤다.

민주당의 완패는 그 동안 일당독점적인 지위를 누려왔던 민주당 지방정치의 퇴행적 행보에 대한 민심이반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윤민호 민노당 광주시당 정책실장은 “재선거 표심은 민주당의 독주체제에 대한 지역민의 평가 결과”라며 “민주당으로는 새로운 정치를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다는 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장흥 광역의원 선거에 민주당은 박지원(목포) 의원을 비롯한 박주선(광주 동구)·이낙연(영광·함평) 의원 등 지역출신 국회의원들을 연일 투입해 예사롭지 않은 분위기를 반전시키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박지원 의원은 지난 26일 장흥을 찾아 “김 후보가 싫으면 민주당을 보고 찍고, 민주당이 싫으면 김대중 전 대통령을 생각해서 찍어 달라”며 민주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을 내세웠지만 표심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광주 서구 기초의원 다선거구는 민주당이 승리할 것으로 점쳐졌지만 민노당이 승리했다. 다선거구는 이번이 3번째 재선거다.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연달아 선거법 위반과 음주 뺑소니 등으로 의원직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민노당은 “3번의 재선거를 치르게 한 민주당을 심판해야 한다”고 ‘민주당 심판론’을 전략으로 내세우며 후보의 인물론을 호소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민노당으로서는 이번 선거 결과가 전남지역에서 당의 교두보를 확보한 것으로 의미부여 하고 있다.



윤민호 정책실장은 “한나라당이 아니면 민주당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면 이제는 민노당에 마음을 줄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 셈”이라며 “일당 독점적 정치구조에서 새로운 정치의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라고 반색했다. 이번 선거 결과가 내년 지방선거 민심의 변화를 불러올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바람이다.

민주당 전남도당 관계자는 “너무 크게 의미부여할 것은 아니다”며 “민주당에 대한 실망이 드러난 것이기도 하지만 후보에 대한 평가라는 측면이 더 강한 것 아니겠냐”고 평가 절하했다.

한편 장흥 제2선거구는 1만597명이 투표에 참여해 투표율 61.9%에 달했지만 광주 서구 다선거구는 19.0%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