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알일간지 생존위한 경비절감 ‘천태만상’
팩스 줄이고, 사무실 임대 놓고
2009-03-17 기자협회보
광고 급감으로 경영 여건이 악화되면서 신문사들이 한푼이라도 비용을 줄이기 위해 ‘고육지책’을 쓰고 있다.
경향신문은 정동 사옥 몇몇 사무실을 임대로 내놨다. 사무실 공간을 통폐합해 남은 공간을 임대하겠다는 회사의 방침이 나오면서다. 전략기획실과 부사장실이 있는 12층도 임대 대상이다. 한겨레는 출퇴근 및 점심시간을 제외하고 한 대의 승강기만 운행하고 있다. 점심시간 및 퇴근시 불필요한 전원 끄기도 시행하고 있다.
서울신문은 용지 로스 줄이기를 독려하고 있다. 효과가 있었던지 3~4% 안팎인 파지율이 0.5% 정도 줄었다. 이 추세로 가면 5~6천만원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서울신문은 예상하고 있다. 국민일보는 법인카드 사용 줄이기에 나서고 있는데, 데스크, 국실장 등이 법인카드로 점심을 먹을 경우 1인당 1만원, 저녁은 1만5천원 한도 내에서 사용하도록 가이드라인을 정했다.
기자들의 국내외 출장비를 줄였던 조선일보는 편집국 기자직군의 수당 체계를 개선하는 내용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회부 차장급 데스크와 지방본부장 등에게 지급했던 회의비, 일일취재비, 야근비 개념인 철야연근비, 간식비 등이 대상에 포함됐다.
동아일보는 취재기자들에게 주어지는 법인카드 사용 자제를 독려할 방침이다. 회사 방침과 무관하게 상당수 기자들이 사용 횟수를 줄이고, 1회 한도액도 적게 쓰고 있다는 것이 노조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 신문사 전략기획실 관계자는 “신문사들이 추진 중인 경비절감 대책은 실제 금액으로 환산하면 작은 액수다”면서 “최근 어려워진 회사 사정을 이해하고 경각심을 갖자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무리한 경비 줄이기에 대한 일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아이디어성 경비 절감방안은 논외로 치더라도 취재비나 출장비 등을 줄이는 것은 신문의 질 저하로 이어지게 된다는 지적이다.
한 신문사 노조 관계자는 “회사의 존립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경비 절감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직원들의 사기나 복리를 저하시키는 방향으로 가서는 안 된다”면서 “결국 경비 절감으로 얻게 되는 효과보다 더 큰 보이지 않는 손실을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