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면 나를 고발하라

-돈을 안줘서 기사를 썼다는 주장에 대해-

2008-08-20     정거배 기자
결론부터 밝히자면 신안군에서 돈을 줄려고 했지만 나는 받지 않았다.그리고 기사를 썼다.

또 기사가 나간 당일 날 오전 신안군에서 돈 봉투를 주기 위해 집에까지 찾아 온 것으로 보이지만 내가 만나주지 않았다.

왜냐하면 만나게 되면 돈 봉투를 강제로 줄 것 같아 받지 않기 위해서 집 출입문을 열어 주지 않았다.

어떤 인사가 기사를 내려 줄 것을 전화로 부탁하며 ‘요구사항을 다 들어주겠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나는 거절했다.


신안군청을 담당하지만 한달에 한차례 또는 두달에 한번 군청을 들를 정도였다.갯벌축제에 대해 탐사기사를 쓸려고 계획 한 것은 지난 6월부터였다.

몇 년전부터 논란이 돼 왔던 이벤트사 선정문제와 언론사 광고게재 문제 등에 관해 이미 제보를 받아왔었기 때문이다.

나는 지난 7월25일부터 8월3일까지 해외선교를 다녀왔었다. 목포에 도착한 것은 월요일인 4일 새벽이었다.

시간이 지나 금요일인 지난 8일 신안갯벌축제 등 소식이 궁금해 A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기름유출과 축제 등 신안군 돌아가는 근황을 물었고 신안 관련 기사가 조만간 나갈 것이라고 말해 줬다.

전화 대화 중에 A기자는 “축제 앞두고 홍보계장이 기자들한테 개별적으로 20만원씩 줬는데 받았느냐”고 묻자 “받은 적 없다“고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A기자는 내가 해외선교를 다녀와 자리를 비운 사실을 알지 못하고 있었다.

시간이 흘러 월요일인 지난 11일 오전 10시쯤 신안군청 홍보계 사무실을 방문했다. 통상적인 방문이었으며 한달만에 들른 것이다.
박모 홍보계장에게 “기름유출 방제작업 하랴 고생 많았다”는 등 인사말을 하며 10여분 동안 있다가 신안군청을 나왔다.

그 뒤 30분 정도 흘렀을 때 박계장 전화가 왔다. 어디냐고 하면서 소재를 물었다.

나는 시내로 나왔다고 말하자 박계장은 “그럼 내일 보자”고 하고 전화를 끊었다. 나는 이미 A기자에게 축제 등에 관련해 보도하겠다고 밝힌 상태였고 돈 봉투를 나중에 받은 기자에 대해서도 추가확인을 한 상태였다.

그래서 이런 취재 움직임을 전해 들은 박계장이 보도와 관련해 만나자고 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었다.

11일 오후 갯벌축제 예산집행내역 등을 취재하기 위해 문화관광과에 들렀다가 과장과 담당자가 없어 기획홍보실에 가니 박홍보계장이 나를 보며 재차 내일 보자고 했다.

다음날인 화요일 12일 오후 4시쯤 문화관광과 갯벌축제 담당자와 예산 등에 관해 전화로 확인취재를 했다.

이어 갯벌축제를 맡았던 이벤트사 안모 이사와 전화를 축제홍보비 예산과 광고집행 현황 등에 대해 확인했고 기자 돈 봉투 살포 관련기사를 쓸 만큼 취재가 마무리 됐다고 판단했다.

기자실에서 A기자와 만나 돈 봉투 전달 사실을 대화 중에 재차 확인했고 내일은 기사가 나갈 것이라고 말해줬다.

그러나 A기자는 자신도 관련된 사안인 기자 돈 봉투살포 기사를 내가 쓸 줄은 눈치채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았다. 갯벌축제에 대한 단순한 비판기사가 나가는 것 정도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

기자실을 나와 군청 기획홍보실로 갔으나 일부 직원들은 TV 앞에서 올림픽 중계방송을 시청하고 있었고 박계장은 자리에 없었다.

12일(화) 오후 5시쯤 군청을 나오면서 홍보계 직원에게 전화를 걸어 “사람 오라가라 하던데 박계장은 어디 갔소”며 “내일 기사가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그는 대뜸 “무슨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며 A기자가 이간질 시켰느냐”고 하면서 “박계장님이 잠깐 자리를 비운 것”이라며 “(박계장이) 정기자님 주라고 맡겨둔 20만원을 자신이 갖고 있다며 와서 가져가라”고 했다.

그러자 나는 “내가 돈 받을려고 왔다 갔다 한 줄 아느냐 내가 거지로 보느냐”고 언성을 높이며 전화를 끊었다.

돈을 받는 것이 목적이었다면 이때 차를 돌려 군청에 가서 받았을 것이다.

이날 저녁 문제의 기사를 작성해 송고했다.

다음날인 13일(수) 아침 9시쯤 집 초인종이 울렸다.거실 모니터를 보니 박계장이었다. 나는 아이들에게 아빠가 없다고 하고 문을 열어 주지 말라고 했다. 기사 보도 때문에 전날 일부러 휴대폰을 끄고 잤었다.

휴대폰을 켜 보니 부재중 전화가 수십통 찍혀 있었다.

몇분 뒤 수차례 박계장이 전화를 걸어오자 받았다. 그는 기사를 내려달라고 하며 만나 줄 것을 요구했다.

나는 그렇게는 할 수 없다고 하며 전화를 일방적으로 끊었다. 그 후 전화 연결을 시도하던 박계장은 다시 집 초인종을 눌렀으나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그는 내가 전화를 받지 않고 집 출입문도 열어주지 않자 음성메시지로 “나하고 원수 졌느냐”고 하면서 직접 만나 줄 것을 거듭 요구했다.

이미 상호 의사를 확인했는데도 만나 줄 것을 요구한 것은 박계장이 돈 봉투를 건넬 의도로 보고 나는 응하지 않았다.

이게 기사가 나간 13일 오전 9시부터 10시까지 있었던 상황이다.

그 뒤 이젠 모 인사가 나에게 전화를 했다. 수차례 걸려온 전화 끝에 내가 받자 그는 “요구사항을 들어 줄테니 기사를 내려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나는 그럴 수 없다며 거절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 뒤 그를 비롯해 박계장 등 많은 사람들이 13일 하루 종일 나에게 전화연결을 시도했으나 대부분 받지 않았다.

지금까지 밝힌 것이 전부이다. 갯벌축제에 대해 탐사보도를 하려고 하던 중에 공교롭게도 기자 돈 봉투전달사건이 먼저 포착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내가 만난 신안군 홍보계장을 비롯해 해당 직원들에게 ‘축제 돈봉투 요구 등등’ 나는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당사자들이 더 잘 알 것이다.

목포라는 이 나라 변방이자 시골구석에서 기자명함 갖고 살고 있지만 20만원짜리 기자는 아니다.

지난 91년 목포신문을 시작으로 20여년 가까이 신안군청을 출입하고 있다.

그동안 내가 단 한번이라도 기사를 핑계로 신안군 공무원들에게 금품을 요구했던 사례가 있다면 지금이라도 당장 나를 고발하라.

또 광고를 요구한 사실이 있거나 전ㆍ현직 군수를 비롯한 공무원들에게 공사계약이나 인사를 청탁한 사실을 한번이라도 기억하고 있다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나를 검찰에 고발하라.

돈을 안줘서 기사를 썼다고 한다면 신안군 기사는 그동안 수없이 많이 썼을 것이다.

그건 당사자들(신안군 관련직원과 일부 기자)이 더 잘 알고 있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