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 검찰조사에서 진술번복,이벤트사와 입맞춘 흔적
일부 친인척 군정개입 의혹 규명 관심 집중...오늘도 기자들 조사
2008-08-20 정거배 기자
신안군의 이같은 주장은 군수의 선거법 위반여부에 맞춰졌던 검찰의 수사 칼날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며 본지 보도가 나간 이후에 이벤트 업체와 검찰조사 착수 직전에 치밀하게 입을 맞췄다는 정황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또 이번 검찰의 수사가 그동안 군청 안팎에서 끊임없이 제기돼 온 군수 친인척 군정개입 의혹에 대해서도 손을 댈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기자들에게 돈 봉투를 건넨 것으로 지목된 신안군 박모 홍보계장은 지난 18일 검찰조사에서는 선관위 조사 때 와는 달리 ‘기자들에게 돈 봉투를 준’ 사실을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계장은 본지가 처음 보도한 다음날인 지난 8월14일 있었던 신안선거관리위원회 조사에서는 기자들에게 돈 봉투를 전달한 사실 자체를 전면 부인했었다.
그러던 그가 나흘 뒤 검찰조사에서는 순순히 ‘이벤트 업체로부터 받은 돈을 기자들에게 전달했다’고 시인 한 것.
진술번복을 하게 된 것은 일부 기자들이 선관위에서 박계장으로부터 돈 봉투를 받은 사실을 시인했기 때문이며, 이번 사건을 갯벌축제를 맡았던 이벤트업체에 떠넘김으로써 선거법위반 등 신안군의 법적책임을 피해가기 위한 계산으로 분석된다.
박계장의 검찰진술대로 한다면 축제비용 흐름이 신안군⇒이벤트사⇒신안군⇒기자들한테 지출됐다는 것이다.
신안군은 이번 갯벌축제 예산 4억5천만원 중 광주의 이벤트사인 E업체와 3억5천만원에 계약을 했었다.
신안군은 나머지 1억원으로 축제현장 주변 간이화장실과 샤워장 설치 등에 사용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런데 그동안 이벤트사인 E업체 관계자의 발언을 되짚어 보면 본지 보도를 전후해 내용이 확연히 달라진다.
본지가 보도하기 전날인 지난 8월12일 오후 4시쯤 E업체 안모이사는 전화인터뷰에서 신안군과 이같은 계약사실을 확인해 주면서 ‘저희는 방송사 홍보만 맡았다’고 중요한 사실을 털어놨었다.
방송사를 제외한 신문 등 다른 매체를 상대로 한 갯벌축제 홍보는 계약한 E업체의 몫이 아니라는 내용이었다.
그렇다면 신안군이 갖고 있는 나머지 축제비용 1억원으로 홍보를 하게 돼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박모 홍보계장이 검찰에서 돈 봉투 전달을 시인한 뒤인 어제(19일) 저녁 전화통화에서는 그의 발언을 정반대였다.
기자 : 신안군과 3억5천만원에서 축제계약을 한 사실이 맞는가?
안모이사 : 맞다. 축제 전체 예산 4억5천만원 중에서 3억5천만원으로 계약했다.
기자: 계약했던 3억5천만원 가운데 다시 신안군으로 보낸 돈이 한푼이라도 있는가?
안모이사 :전혀 없다
기자: 갯벌축제와 관련 신안군이 일부 기자들에게 돈 봉투를 건넨 건에 대해 검찰에서 수사하고 있는지 알고 있는가?
안모이사: 알고 있다.
그 뒤 안모 이사는 “신안군에 축제 홍보비 명목으로 돈을 건넨 적 있느냐”고 다시 묻자 직전에 했던 말을 바꿔 그는 “관행상 이벤트사에서 기자들에게 식사대접 등 축제 홍보비로 지출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어 “우리회사가 직접 홍보하는 것이 관행인데 축제 개최시기가 촉박해 신안군 박모 홍보계장을 직접 만나 760만원을 갖다 주며 홍보요청을 했다”고 덧붙였다.
준 액수를 굳이 760만원으로 한 이유에 대해 다시 묻자 그는 “출입기자가 50여명 된다고 해서 식사비하면 될 것 같아서”라고 말끝을 흐렸다.
하지만 지금껏 자치단체 등 공공기관에서 주최한 축제의 경우 해당기관 출입기자들을 대상으로 일면식도 없는 이벤트사가 직접 나서 홍보를 하거나 간담회 개최 등 식사대접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신안군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그동안 갯벌축제 등을 개최하면서 행사를 맡은 이벤트사가 출입기자들을 상대로 간담회나 식사대접 등 홍보를 요청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E업체는 지난해 신안 갯벌축제도 맡았으나 출입기자들을 상대로 직접 홍보요청 등 간담회를 개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런데도 안모이사는 이벤트사인 자신들이 해야 할 일을 시일이 촉박해 이번에는 박모 홍보계장에게 부탁했다는 것이다.
더구나 이번 축제를 담당한 부서는 신안군 문화관광과였음에도 안모이사가 문화관광과를 거치지 않고 평소 알지도 못하는 다른 부서인 기획홍보실 박모 홍보계장에게 사전에 협의도 없이 760만원을 불쑥 갖다줬다는 말도 납득하기 힘든 대목이다.
이번 검찰수사는 또 기자 돈 봉투살포건 외에 그동안 각종 소문으로 나돌고 있는 박우량 신안군수 일부 친인척들의 군정개입 의혹에 대한 진위여부를 가릴 수사를 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동안 군청 안팎에서는 공사계약과 직원인사는 군수 친인척 모씨를 통해야 한다는 소문이 무성했을 뿐 아니라 부군수가 2명이상이라는 말까지 나돌았다.
지역에서는 군수 일부 친인척들의 군정개입설이 지금처럼 파다한 것도 작고한 고 최공인 군수 재임이후 처음있는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편 어제(19일) 신안군청 출입기자들에 대해 무더기로 소환해 조사를 벌인 광주지검 목포지청은 오늘(20일)도 나머지 출입기자들을 불러 조사를 벌인다.
어제 검찰조사를 받았던 출입기자들 중 대부분은 돈 봉투를 받은 사실을 시인 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