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⓵] ‘중국 바로 알기 위한’ 연재를 시작하며

담론만 무성, 오늘의 중국 ‘깊이 있게 이해’ 절실

2015-01-07     정거배 기자


22년 전인 1992년 8월, 6.25 전쟁 등 냉전체제 구축으로 단절돼 왔던 중국과 한국은 정식으로 국가 간 수교를 맺고 각 분야별 교류를 시작했다.
지금까지도 우리 주변에서는 중국에 대한 담론이 무성하다. 또한 각 자치단체에서는 눈에 띠게 중국관광객 유치, 중국과 친해지기 등 각종 시책을 내세우며 중국과의 교류에 나서고 있다.
수교 20년 동안 정치와 경제분야 등 각 분야 교류가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2013년 말 기준 우리의 한해 무역 규모 중 26%가 넘는 액수가 중국이 차지하고 있다. 경제적으로는 중국 의존도가 절대적인 상황이 됐다.
2014년 11월 10일 박근혜-시진핑 양국 정상은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장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한중 FTA가 실질적으로 타결됐다고 발표함으로써, 양국은 적어도 경제 분야에서 만큼은 ‘전략적 동반자 관계’라는 지향점에 접근해 가고 있다.

광주·전남, 중국과 가장 가깝지만

2014년 한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천400만 명, 이중 중국인들이 가장 많은 610만 명을 차지했다. 2013년 433만 명에 비해 무려 41% 늘어난 것이다. 제주도는 가본 사람이 알겠지만 중국 관광객으로 먹고 사는 곳이 됐다.
광주·전남지역은 중국의 이른바 상하이 등 연안 성장도시와 지리적으로 가장 가깝다.
부산이 지리적으로 가까운 일본을 상대로 먹고 산다면 광주· 전남은 부상하는 G2국가 중국을 상대로 경제, 사회, 문화 등 각 분야의 교류를 통해 먹고 살아야 맞는 것 아닌가.
그러나 우리 주변 술자리에서의 담론과 지방정부의 관련 시책에 이르기까지 가까이 들여다 보면 한 마디로 ‘우리는 중국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 같다.
22년 전이다. 한 · 중 국교가 수립되자 가난한 ‘죽의 장막’이 개방돼 한국 상품의 수출 길이 열렸다며, 우리 주변에서는 순진한 전망이 쏟아져 나왔던 그때를 기억한다. 당시의 중국에 대한 실체보다는 무지함에 기초한 전망이 지금 돌이켜 보면 얼마나 우스꽝스러운 것이었는지를. 하지만 지금도 주변에서 들리는 중국을 둘러싼 담론은 그다지 실체에 접근한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고작 몇 차례 다녀 온 중국 패키지여행과 대중매체로부터 얻은 단편적인 정보만을 근거로, 중국을 쉽게 판단하고 단정한다. ‘가짜 천국’ ‘지저분하고 불결한 모습’... 등등, 이런 모습만이 중국의 전부이고 실체라고 인식한다면 어떻게 미국을 넘보는 G2국가가 됐을까? 유인 우주선을 쏘아 올리고 세계 500대 기업의 97%가 중국에 진출해 있고, 세계에서 가장 빠른 시속 600KM의 고속열차를 만들어 낸 사실에 대해서는 관심도 없고 알지도 못한다.
중국이 미국과 함께 세계경제를 주도하는 G2국가가 된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만, 그것도 개혁개방을 한 지 불과 30년 만에 이런 위치에 올라선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은 것 같다.

패키지여행 몇 번 다녀오고 ‘중국통’인양 착각

한국보다 100배가 큰 국토면적과 56개의 다민족이 모여 14억의 인구를 가진 중국을 3-5차례 관광지 패키지여행을 다녀오고 나서 결론을 내린다면 이건 분명 ‘장님 코끼리 만지는 모습’이 분명하다.
이런 말이 있다. ‘중국 패키지 여행 몇 차례 다녀오면 중국에 대해 다 아는 것처럼 얘기하고, 중국에서 3년을 살다오면 중국 박사인 것처럼 말한다. 그러나 중국에서 5년 이상 사는 사람은 쉽게 중국에 대해 말하지 못한다’.
중국 고사 성어 몇 개 아는 것으로 중국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말할 수도 없는 것이다.
23개 성과 베이징,상하이,천진,중경 4대 직할시를 가진 나라 중국에 대해 쉽게 단정해 말하기에는 한 마디로 웃기는 일이다.
따라서 이 글은 중국을 제대로 알기 위한 목적에서 1주일에 한 차례씩 연재하려고 한다. 상대의 실체를 알아야 대책과 방도를 세울 수 있고 양국 간 올바른 공존의 관계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중국과 2000여년 이상 국경을 맞대고 살아왔다. 실례로 중국은 56개 민족이 2천년 이상 동안 한 국가를 이루고 살아왔다. 반면에서 유럽은 각각 국가별로 흩어져 여러 나라를 형성해 살고 있다. 우리는 이런 대목에서부터 주목하지 않고 있다. 또 중국의 부상은 그동안 세계 역사가 유럽과 미국 중심의 질서로 진행돼 오다가 중국이라는 동양을 중심으로 재편돼 가고 있다는 세계사적 변화를 간과하고 있다는 점이다.<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