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부산 아닌 서울로 출마하는 이유

민주당의 고민 깊어질 듯

2013-03-12     이진섭 자유기고가
안철수 전 대통령 후보가 귀국해 보궐선거에 출마한다.

이미 귀국 일주일전에 송호창 의원을 통해 노원병 지역구에 출마하겠다고 먼저 치고나오는 기자회견을 한 상태였다.

안 전 후보의 기습적인 기자회견의 속내에는 귀국해 공항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했을 때 벌어질 상황들에 대한 염려가 깔려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귀국 기자회견 후 여타 정당에서 후보를 확정해서 사실상 선거 국면에 들어가 버릴 수도 있기에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 교수의 신속한 출마선언에도 불구하고 진보정의당은 노회찬 전 의원의 부인인 김지선씨를 후보로 전략공천했다.

그리고 김지선씨는 안철수 후보에게 지금이라도 양보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치적으로 노회찬 동정론이 어느 정도는 있는 만큼 안철수 교수의 노원병 선거 역시 쉽지는 않아 보인다.

아마 안철수 교수 내지 그 조언자들은 노회찬 동정론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대체로 논리적으로 사물을 바라보고 분석하는 이들의 입장에서는 노회찬 동정론에 대해 예상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여당인 새누리당 후보를 상대로 해야 할 뿐만 아니라, 야권 내부에서도 치열한 경쟁을 거쳐야 할 듯싶다.

일각에서는 왜 안철수 교수가 부산 영도 선거구에서 나오지 않는가? 의혹 내지 비판을 제기하기도 한다.

안철수 본인이 정치인으로 거듭나기 위해서 거물급인 새누리당 김무성 전 의원과 격렬한 전투를 하라는 권유이다.

하지만 안철수 교수 측에서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노원병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1) 전국적인 인물로서의 상징성을 자리매김하는 데는 서울이 부산 보다 낫다. 2) 당선가능성도 서울이 더 있다고 본다. 3) 소규모 재보궐선거의 특성상 조직선거가 될 가능성이 높은데, 과거 노무현은 자신이 소속된 기성 정당이 있었다.

하지만 안철수는 그것이 없다. 안철수 교수는 현재 조직이 전혀 없는 상태이고, 이제 새롭게 조직을 꾸려야 하는데, 그 신당 창당 내지 조직화 작업은 결국 안철수 본인의 역량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4) 부산이 안철수 교수의 고향이라고 하지만, 별다른 장점이 없다. 안철수 교수는 정확한 의사표시는 하고 있지 않지만 이런 여러 상황을 검토하여 안전하게 당선가능성이 높은 서울노원을 택했다고 본다.

안철수 후보의 등장은 현재의 여당과 야당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가? 안철수의 대항세력은 여당인 새누리당일 수 도 있고, 제1야당인 민주당일 수도 있다.

당장 목전에 안철수는 민주당과 함께 할 것인지? 아니면 극심한 경쟁상대가 될 것인지는 다소 불분명 하다.

필자가 보기에는 단기적으로는 민주당과 극심한 경쟁관계 내지 적대적 관계가 될 것 같고, 안철수가 정치세력화에 성공한다면 장기적으로는 새누리당이 주된 적이 될 것이다.

다만 현재시점에서 인위적으로 야권후보 단일화에 매몰되지 않겠다는 발언에 비추어 볼 때 안철수 교수가 민주당을 단기적 주적으로 목표를 설정할 가능성이 높다.

안철수 후보 출마에 대한 민주당 입장은 복잡 미묘해 보인다. 친노세력은 어떻게 해서든지 안철수 후보를 고사시키려고 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선 때부터 여러 가지로 각을 세워온 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주류 입장에서는 안철수 후보와의 연대를 의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노원갑 선거구에 민주당 후보를 공천할 것인지 여부부터 민주당 내부에서 명확하게 의견이 통일되지 않아 보인다.

안철수는 본인의 정치적 인기를 세력화하여 아예 기존의 정치권 특히 야권 그 자체를 바꾸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야권 변화의 방향으로 제시하려는 부분들이 국민들과 얼마나 같이 공감하고 호흡이 될 것인지, 방향의 제시, 그리고 본인과 본인 주변 세력들의 노력의 정도, 그리고 경쟁관계에 있는 정치세력들의 작용에 의해 안철수의 운명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어쨌건 새롭게 발전된 정치구도를 희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