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정계개편 ‘통합신당 추진파에 무게 실어’
25일 장상 신임지도부 환담, 열린우리ㆍ민주당에 영향 미칠 전망
2006-12-26 정거배 기자
이런 가운데 김대중 전 대통령이 구 민주당 세력과 친노무현 세력을 배제하고 정통 민주당 복원에 대해 언급해 정가의 파장이 일고 있다.
이같은 발언은 한화갑 대표가 사퇴하자 지난 25일 오후 장상 대표 등 신임 민주당 지도부가 인사차 방문한 자리에서 언급한 것.
이 자리에서 배기운 사무총장이 “민주당은 정통성이 유지되는 신당으로 가야 한다”며 조언을 부탁하자 김 전 대통령은 “(정계개편에) 관심은 있지만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은 옳지 않다. 국민이 어떻게 생각하고 국민의 뜻을 받드는 것이다. 일부 정치인은 말로는 국민을 받든다고 하면서 국민과 이해관계가 상충하면 내 이해관계를 따르는 것을 많이 봤다.”며 이날 자리 초반에는 원론적인 내용만 언급했다.
하지만 김 전 대통령은 “민주당이 두 번이나 정권을 창출했지만 (지난 2003년) 민주당의 분당은 불행한 일이었다”고 말하고 “노무현 대통령이 민주당 공천을 받아서 당선이 됐는데, 분당을 하겠다고 나간 것도 문제지만, 민주당 일부에서 빨리 나가라고 한 것도 잘못”이라며 노 대통령과 한화갑 전 대표를 동시에 비판했다.
이어 한 전 대표와 관련해 “젊어서부터 나하고 함께 고생을 많이 했는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동교동 방문에는 장상 대표를 비롯해 김효석 원내대표, 배기운 사무총장, 이상열 유종필 대변인 등이 동행했으며 난 화분과 신안 흑산 홍어를 김 전 대통령에게 선물했다고 민주당은 밝혔다.
그런데 김 전 대통령의 이날 발언과 관련해 일부 언론에서는 “향후 진행될 정계개편이 민주당이나 노무현 대통령 중심으로 진행돼선 안된다는 분명한 입장을 표명한 것”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한편 민주당은 26일 긴급회의를 소집해 지도체제와 전당대회 개최 일정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그러나 정계개편 과정에서 당의 진로를 둘러싸고 격론이 예상되고 있다.
열린우리당도 오는 27일 당 진로를 결정할 의원 워크숍을 앞두고 있어 김 전 대통령의 발언을 어떻게 해석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정가에서는 김근태 의장 중심으로 추진 중인 통합신당파가 DJ 발언의 가장 큰 혜택(?)을 보게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