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예비특보 속 시장과 몇몇 시의원 밤중 술판

정시장, 시의회 원구성 개입 의혹...의장단 선거 나눠먹기

2006-07-10     정거배 기자
선거 때는 지역과 주민을 위해 봉사하겠다고 약속했던 시장과 몇몇 시의원들이 태풍예비 특보가 내려졌는데도 술판을 벌여 선거가 끝난지 얼마되지 않아 본분을 져버렸다는 비난여론이 일고 있다.

이와함께 지난 5월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목포시의원들이 신임의장단과 상임위원장단을 선출하는 과정에서 사전에 담합한 것으로 드러나 비난을 사고 있다.

더욱이 의장단 선거 전날인 지난 9일 밤 3호 태풍 에위니아가 목포쪽으로 접근 중이어서 태풍예비 특보가 발효된 시간에 몇몇 시의원들과 정종득 목포시장이 술자리를 함께한 것으로 밝혀져 시의회 원구성 과정에 시장이 개입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지난 9일 밤 목포시내 모 횟집에서 의장단 선출과 관련해 박병섭 의원을 비롯한 9명의 시의원들이 다음날 있을 의장과 부의장 선거를 앞두고 술자리 모임을 갖고 있는 자리에 정종득 목포시장도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의원들은 횟집에서 만나 다음날 있을 선거에 표 단속 모임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 참석한 정종득 시장은 이날 밤 8시를 기해 전남 서남해안에 태풍예비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목포시청에는 재난대책 상황실을 가동하고 있었고 자정에는 전 직원이 비상근무체제로 들어가기도 했었다.

횟집 음식값은 박병섭 의원이 냈고 정 시장은 먼저 자리를 떴다고 참석한 한 의원은 전했다.

박병섭 의원은 다음날인 10일 있었던 선거에서 의장으로 당선됐다.
특히 이 횟집에는 다음날 시의회 부의장으로 당선된 배종범 의원도 현장에 까지 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배종범 의원은 “9일 밤 횟집 앞에까지 갔지만 들어가지 않았다”고 밝혔다.

특히 이날밤 이 횟집에 참석하지 않은 다른 시의원들은 하당쪽 술집과 식당에서 다음날 있을 의장선거와 관련해 술자리를 가진 것으로 밝혀졌다.

따라서 시의원들이 태풍이 북상하고 있어 피해가 예상되는 지역을 둘러보거나 점검하는 것을 외면하고 한달 전 선거때는 주민을 위해 봉사한다고 했던 약속을 헌신짝처럼 내팽개치고 자신들의 밥그릇과 감투를 챙기기 위해 담합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정종득 시장이 시의회 의장단 선거 등 원구성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시의회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목포시의회 A의원은 “정시장이 원구성에 개입한 것은 사실 아니냐”고 반문하고 “ 자세한 사례는 지금은 말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시의회 안팎에서는 또 몇몇 시의원 당선자들이 정시장에게 충성을 약속했다는 소문도 퍼지고 있다.

이에 대해 지역의 한 인사는 “집행부인 목포시를 감시하고 견제해야 할 지방의회가 목포시 산하기관으로 된 거나 다름없게 된 것이 걱정된다며 시의원들이 주민대표로서 자질이 의심스럽다”고 개탄했다. 새로 구성된 목포시의회는 전체 22명 가운데 15명이 민주당 소속이다.

지역의 또 다른 인사는 “민주당 소속 시의원 당선자 대부분이 지난 5월 지방선거 당시 정종득 후보 유세현장을 쫓아다니며 정 시장에게 자신의 당선을 위해 표를 구걸한 사례에서 보듯이 당선이후 집행부를 감시하고 견제하기는 커녕 정시장과 한몸이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