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드러난 국방부 거짓말 "사고 32초 후에도 함미 절단 안돼"
이정희 의원 발표 "녹화버튼 못 눌렀다는 것도 거짓말"
2010-05-28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은 28일 국회에서 미공개 TOD 동영상이 있다는 것을 이날 오전 확인했다고 전격 공개했다. 이 의원은 이날 오후 예정됐던 국회 천안함침몰사건진상조사특별위원회 2차 회의가 한나라당과 정부 국방부 관계자의 일방적인 전원불참으로 열리지 않아 의사진행발언 또는 신상발언 형태로 이같이 밝혔다.
이 의원은 이날 오후 발표한 자료에서 "이날(28일) 오전, 합조단 관계자들로부터 천안함 침몰과정 TOD영상시연보고가 진행된 자리에서 전후 3시간 분량에 달하는 TOD 동영상을 직접 확인했다"며 "오늘 확인한 TOD 동영상은 3월26일 저녁 8시부터 11시까지의 연속된 동영상"이라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그동안 사고 직후 최초 장면이라했던 21시22분38초(TOD 동영상 기재 시간)부터 1분1초간 (실제시간은 21시24분18초부터 1분1초간) 촬영한 함수-함미 분리된 장면의 동영상보다 1분40초가량 앞선 21시20분49초부터 57초(실제시간은 21시22분29초∼37초)까지의 천안함 촬영장면이 포함돼있었다"며 "추가로 확인된 이 8초간의 영상은 합조단에서 천안함이 어뢰에 피격됐다고 발표한 21시21분57초로부터 32초 뒤의 장면"이라고 밝혔다.
추가로 드러났다는 이 장면은 사고 이후 32초 이후의 영상으로 초병은 전혀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보였다고 이 의원은 밝혔다. 이 의원은 자료에서 "보고에 임한 국방부·합조단 관계자는 추가로 확인된 영상에서 확인된 천안함이 이미 함수와 함미가 분리된 상태로 추정된다고 말했지만, 동영상은 어뢰공격에 의한 충격도, 선체를 두 동강낸 버블제트의 흔적도, 함수와 함미가 분리된 흔적도 찾기 어려웠다"고 지적했다.
이날 합조단의 TOD 시연에 참석한 이 의원실의 담당보좌관은 "폭발했다는 시각 이후 32초가 지났는데도 영상에서는 함수와 함미가 분리돼있지 않았다"며 "충격파가 초당 8000m여서 1.1초면 완전히 절단됐을 것이라는 합조단 주장대로라면 '꽝' 하는 소리 전달의 시차 때문에 소리와 동시에 쪼개지고 분명히 분리돼있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 의원은 군의 조직적 은폐 의도에 대해서도 강한 의혹을 제기했다. 이 의원은 "보고에 참석한 합조단 관계자들은 국방부가 이 동영상을 알게 된 시점은 지난달 1일이라고 말해 조직적으로 은폐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었던 것"이라며 군은 세가지 거짓말을 했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앞서 이날 열릴 예정이던 천안함특위 2차회의 자리에서 군이 3월30일, 4월1일, 4월4일 모두 세 차례에 걸쳐 TOD 동영상을 공개하면서 더 이상의 동영상은 없다고 주장해왔고, 지난 19일 국회에서 TOD 동영상의 존재와 합참의 은폐 의혹을 제기했을 때도 이를 부인했을 뿐 아니라 명예훼손으로 고발까지 했으나 결국 거짓임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또한 추가 동영상이 존재하지 않은 이유로 별도로 녹화버튼을 누르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군의 주장에 대해 "오늘 대면보고에서 녹화버튼을 누르는 것은 비디오테이프로 저장하는 것을 의미하며, 상부와 연결된 네트워크를 통해 서버에 TOD 동영상이 DVR 방식으로 별도 저장돼 있다고 해명했다"며 "이날 시연한 동영상도 이러한 방식으로 저장된 것으로 결국 '초병이 녹화버튼을 누르지 않아 해당 시간대의 영상이 없다'던 국방부의 해명 또한 거짓임이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이 의원은 '초병이 미상음을 듣고 상부에 보고한 후 녹화버튼을 누르기까지 3∼4분 가량 소요됐다'는 지난달 1일 원태재 국방부 대변인의 말에 대해 "오늘 국방부 보고에 따르면, TOD 초소에는 두 명이 근무하고 있고 한 사람은 화면을 계속 주시하고 다른 한 사람은 상황 근무를 하고 있었다"며 "결국 상부보고 때문에 녹화버튼을 즉시 누르지 못했다는 말 역시 거짓말"이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TOD 동영상의 존재에 대한 군의 거듭된 거짓말로 이번 조사를 신뢰할 수 없다"며 "천안함 시뮬레이션 결과를 특위에 공개하고 이번에 보고한 동영상도 특위에서 모든 위원들이 볼 수 있게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합조단의 입장에 대해 이 의원실의 보좌관은 "영상을 본 뒤 우리가 '군이 은폐한 것 아니냐'고 지적하자 '그렇다면 그런 것'이라며 시인했다"고 말했다.
민군합조단측은 이 의원의 발언과 입장에 대해 사실확인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