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장 칼럼]민주당,개그 수준의 목포경선과 심판론

여론조사경선-법원,가처분 수용-없었던 일로-전략공천

2010-05-16     정거배 기자
오는 6월 2일 치러지는 제5대 지방선거는 입지자들이 후보등록을 마쳐 이제 본격 선거전에 돌입하게 됐다.

민주당 등 야당은 이명박 정권에 대한 심판론을 앞세우며 지지해 달라고 하고 있고 여당은 안정론을 내세워 지지층 결집에 나서고 있다.

그런데 목포에서는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희한한 일이 벌어졌다.

시장과 도의원,시의원 입지자들 대부분은 그간 각종 선거결과에 그렇듯 민주당 옷을 입어야 당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그 깃발아래 줄을 섰다.

시장 후보만도 5명이 나서 민주당 간판을 달기 위해 애를 썼다.

민주당 도의원과 시의원 후보 경선도 민주당 공천을 받기 위해 입지자들의 경쟁이 치열했다.

예비후보들은 예선을 본선으로 인식하고 민주당이 이번에 도입한 이른바 여론조사를 통한 후보선출방식의 국민참여경선에 온 힘을 쏟아부었다.

상식 밖의 일은 먼저 여론조사 실시를 위한 비용부담사례에서부터 시작됐다.

어느 정당이든 선거에 후보를 내기 위한 일련의 과정은 당 차원의 업무이고 절차다.

그러나 예비후보들은 각 선거구별로 2개 기관이 여론조사를 실시했는데, 민주당은 이 비용을 예비후보들에게 전액 부담시켰다.

그래서 예비후보 수가 많지 않은 선거구의 경우 한 후보당 수백만원씩 여론조사 비용을 부담하고 경선을 치렀다.

하지만 목포도의원과 시의원 여론조사 경선이 법정동과 행정동에 대한 명확한 구분없이 여론조사가 실시되는 상식 밖의 일이 발생했다.

이웃한 다른 선거구 유권자가 다른 선거구 입후보 예정자를 선택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진다.

경선 탈락자들은 원천 무효주장과 함께 법원에 ‘당선인 결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까지 냈다.

여론조사 방법이 문제된 된 책임은 경선을 주관한 민주당의 몫이었다.

어찌보면 그만큼 민주당이 행정 능력이나 업무 수준이 구멍가게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입증한 사건이었다.

경선 탈락자들은 법원 가처분 신청을 위해 자신들이 비용으로 변호사를 선임했다.

가처분 피신청인은 민주당전남도당이었다. 그런데 민주당 전남도당도 탈락자들의 가처분 신청에 방어하기 위해 변호사를 선임했는데, 이번에는 경선 통과자들에게 변호사 선임비용을 수백만원씩 내도록 했다.

민주당전남도당이 자신의 잘못으로 법정다툼이 발생했는데도 이 비용을 경선 통과자들에게 부담시킨 것이다.

공당이라기 보다는 어디 후미진 뒷골목에서 오가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돈을 뜯어내는 양아치 수준이라고 해야 정확할 것 같다.

그리고 나서 법원은 일단 경선무효 결정과 비슷한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경선 탈락자들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그러자 민주당은 목포 4곳 도의원과 시의원 전체 선거구 여론조사 경선을 전원 무효처리하고 후보등록을 앞둔 막판에 전략공천으로 후보를 결정했다. 그간 모든 일은 ‘없었던 일’로 해버린 것이다.

2개월이 넘도록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표심을 얻기 위해 나름대로 뛰었던 탈락후보들의 입장에서는 허탈감을 넘어 분노가 일 수 밖에 없는 일이다.

여론조사-공정성 논란-법원,가처분 인용-경선무효 처리-전략공천을 거치면서 경선에 참여했던 탈락한 예비후보들은 민주당에 철저하게 기만당했다는 사실이다.

탈락한 예비후보들은 여론조사 경선 비용 뿐 만 아니라 가처분 신청에 따른 변호사 선임비 등 불필요한 돈만 지불하고 이제 민주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지도부는 경선파행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책임지는 자는 아무도 없는 것 같다.

지역민들을 철저하게 기만하며 무시하는 태도다. 이렇게 해도 결국 민주당을 찍을 것이라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 책임은 호남지역에서 그간 각종 선거를 통해 민주당 옷만 입으면 자질과 능력을 불문하고 당선시켜 준 전라도 사람들의 몫이다.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이 서울 등 수도권에서 한나라당 심판론을 앞세운다.

그런데 호남에서 수십년간 장기집권을 해 온 민주당에 대한 심판론이 나오지 않은 것이 이상하기도 하다.

필자는 또 이명박정권 시대를 ‘파괴와 혼돈’의 시대로 규정한다.

그동안 피흘려 쟁취한 민주주의에 대한 가치파괴와 법과 원칙,상식이 사라진 혼돈의 시대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지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을 보면 참 이상한 나라다.

‘그 나라 정치 수준은 그 나라 국민 수준’일 수 밖에 없는 현실을 어찌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