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처음부터 정종득을 밀고 있었다?

‘목포시장 선거 끝났다‘발언에 상대 후보 반발

2010-04-05     정거배 기자
민주당 박지원 국회의원이 정말로 정종득 현 목포시장을 밀고 있을까? 이같은 궁금증은 그동안 지역정가에서 끊임없이 제기돼 온 궁금증이었다.

이런 궁금증이 시작된 이유는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2008년 민주당은 4월 제18대 총선을 앞두고 당시 박지원 후보를 공천배제 대상으로 결정했다. 박지원 후보는 이에 반발 민주당을 탈당했다.

그는 무소속 출마지역으로 광주 남구와 목포를 놓고 계산하다가 결국 목포를 택했다.목포는 민주당 공천자인 정영식 후보가 있었다.

그 당시 지역정가에서는 박지원 후보가 목포를 최종 택하게 된 것은 사전에 정종득 시장의 지원약속이 있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이런 관측대로 선거전에 돌입하자 민주당 소속인 정종득 시장은 당 공천자인 정영식 후보를 내치고 대신 무소속 박지원 후보 선거운동에 올인하다시피 해 결국 당선시켰다.

상식과 순리로 보면 일반인은 이해 할 수 없지만 한국정치에서는 통하는 상식이 아닌 상식이었다.

그 뒤 당선된 박지원의원은 민주당에 복당했다. 이같은 일련의 과정을 지켜본 지역정가에서는 ‘박지원의원이 정종득시장에게 부채의식을 갖고 있으며 이를 갚기 위해 정시장을 재공천 할 것이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나머지 예비후보들은 이런 말에 반신반의하면서도 공천경쟁에 뛰어들었다.그간 예비후보들은 사무실 개소식 때 박지원 모시기 경쟁에 온 정성을 쏟았다.

박지원의원을 내세워야 주민들의 표심을 움직일 수 있고, 또 박지원의원을 향한 일종의 충성경쟁으로 인식하고 있는 분위기였다.

이런 가운데 지난 4일 정종득 예비후보 사무실을 방문한 박지원의원은 의미심장하면서도 상대후보들에게는 폭탄과도 같은 발언을 했다.

정종득 예비후보측에서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박지원의원은 “여기 모인 사람들 모두가 자신감에 넘쳐 있어 저한테 이겼다는 것을 보여줬다.오늘 선거가 끝났다고 중앙당에 보고하겠다”고 발언 한 것.

박의원이 그동안 다른 시장후보나 도의원 후보 사무실을 방문해 ‘당선되길 기원한다’는 식으로 격려하는 등 의례적이고 조심스런 모습에 비하면 이날 정 후보 사무실에서의 ‘선거 끝났다’는 발언은 구체적이며 분명해 보인다.

목포시장 후보경선은 이미 일반시민과 당원 여론조사 결과를 각각 50%씩 반영해 후보를 정하게 돼 있다.

지금까지 지역언론사가 실시한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더라도 정종득 예비후보가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20%까지 상대인 홍영기,최기동후보를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와중에서 경선을 관리하는 위치에 있는 박의원이 공천경쟁 판세에 쐐기를 박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이다.

본지가 5일자로 박지원의원의 발언내용을 보도하자 상대인 홍영기,최기동 후보측은 이날 오후 긴급성명을 통해 “박지원 의원의 발언은 경선의 공정성을 크게 해치는 것”이며 “앞으로 불공정 경선이 재발되면 우리 두 예비후보는 중대한 결심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 두 후보는 지금 상황에서 박지원의원을 향해 불공정 경선을 한다며 대립각을 세워 비난 할 수도,그렇다고 경선을 포기 할 수도 없는 벙어리 냉가슴만 앓고 있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