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 전·현직시장 배우자들 선거법 공판 2차 중간 브리핑
[목포] 전·현직시장 배우자들 선거법 공판 2차 중간 브리핑
  • 정거배 기자
  • 승인 2023.02.14 05: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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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핵심은 김 전 시장 배우자 ‘구희영 VS 홍여인’ 법정공방
‘판도라의 상자’ 기부행위-당선무효유도 다툼

이 사건이 공직선거법 재판이면서 유독 지역사회에서 관심을 끌고 있는 이유가 있다.

한편은 기부행위를 한 혐의를 받고 있고, 다른 한편은 기부행위를 유도한, 이른바 당선무효 유도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또 하나 특이한 점은 전·현직 목포시장 배우자들, 즉 여인들의 법정 다툼이기에 그렇다.

기부행위와 당선무효 유도혐의가 동시에 법정 다툼이어서 전국적인 사례도 드물다.

사건의 성격이나 법리적으로 보면, 법원의 판결에 따라 어느 한쪽에 유죄가 선고될 경우 상대쪽은 무죄가 선고될 공산이 커 보인다.

이번 사건으로 기소된 사람은 모두 6명이다.

 

피고인, 각각 3명씩 모두 6명

 

김종식 전 목포시장 부인 구희영씨, 박홍률 현 시장 부인 정향숙씨가 피고인 신분으로 법정에 서고 있다.

이와함께 구희영의 지시로 현금 100만원을 전달한 조경업자 임모씨, 마찬가지로 새우를 전달한 정모씨가 구씨와 같은 공직선거법 상 기부행위 위반혐의를 받고 있다.

또 현금과 새우를 받은 홍모여인, 그리고 정향숙과 김모씨는 당선무효 유도혐의를 받고 있다.

피고인들이 각각 3명씩 모두 6명이지만, 사건의 본질을 꿰뚫어 보면 구희영과 홍모여인의 진실게임으로 압축된다.

두 피고인의 유죄와 무죄를 판가름하는 쟁점은 단순하다.

구희영의 기부행위가 홍여인의 당선무효 유도 목적에서 이루어진 것인지, 아니면 남편 김종식의 선거운동 목적에서 구희영의 자발적인 기부행위인지가 가려져야 할 것이다.

 

‘판도라의 상자’ 열리기 시작

 

광주지법 목포지원에서 지난해 12월 22일 1차 공판, 지난 1월 12일 2차에 이어 2월 13일 3차 공판이 속개됐다.

지난 13일 있었던 3차 공판에서는 구희영, 임모, 정모씨에 대한 증인 및 피고인 신문이 있었다.

이날 검사를 비롯해 변호인들 순으로 심문이 진행됐다.

이날 4시간 가까이 진행된 심문에서는 새로운 사실이 밝혀졌다. 구희영은 줄곧 “홍여인의 집요한 금품요구에 어쩔 수 없이 주게 됐다”는 주장을 해 왔다.

그러나 이날 심문에서는 지난 2021년 5월부터 그해 11월 21일까지 구희영과 홍여인이 모두 3차례 직접 만나거나 수 차례 전화통화를 했던 내용이 나왔다.

여기서는 ▲구희영이 재임 중인 남편 김종식 목포시장을 위해 시정홍보를 홍여인에게 부탁하고 홍보할 사람을 모아달라고 한 사실 ▲목포시에서 사회복지사를 공개채용하는 것과 관련, 홍여인에게 주변 자격증 소지자가 있을 경우 응시하라며 같은 점수면 유리하다고 발언한 사실 ▲홍여인이 먼저 구희영에게 새우를 달라고 요구하지 않았던 사실 ▲구희영이 홍여인에게 김종식 시장의 선거를 돕기 위해 단체 카톡방 개설을 요구한 사실이 통화녹취록에서 나왔다.

 

홍여인의 금품 요구와 약속은?

다음은 구희영이 직접 심모씨에게 주면서 홍여인에게 전달된 100만원이다.

구희영은 이날 심문에서 “2021년 11월 21일 직접 만난 자리에서 홍여인이 (선거운동을 하면서) 남편 신용카드로 78만원을 썼다며 영수증을 흔들며 보여줬고 생활비도 필요하다며 챙겨달라고 했다”며 “수차례 돈을 요구하자 돈 줄 것을 (어쩔 수 없이) 약속했다”고 진술했다.

또 100만원을 준 이유에 대해 구희영은 “카드 결제비와 생활비에 보태 쓰라고 100만원을 준 것”이라고 진술했다.

이날 검찰 심문에서는 2021년 11월 13일 구희영과 홍여인 간 통화내용도 공개됐다.

홍여인이 “열심히 활동하다보면 돈이 필요하다”는 요지로 말하자, 구희영은 “그런 건 내가 챙겨 줄 것”이라는 요지로 말했다.

 

홍여인 말고 정향숙 고발 이유

 

이날 검찰은 특히 “홍여인이 돈과 새우를 받았는데 왜 정향숙과 김모씨까지 고발했는지”를 물었다.

그러자 구희영은 한참 머뭇거리다가 “고발당한 뒤 생각해 보니 충분히 박홍률측의 계획적이고 조직적인 공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진술했다.

홍여인 변호인측에서는 “통화녹취록에는 홍여인이 금품을 달라고 직접 요구한 적은 없다”며 “구희영이 먼저 돈을 줄 것처럼 말한 것 아닌가”라며 물었다.

이에 대해 구희영은 “그런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의 2021년 타임라인

 

지난 2021년 5월 26일 당시 목포시장이던 김종식의 배우자 구희영은 천모씨의 소개로 홍여인을 처음 만난다.

그리고 5개월이 흐른다. 그해 10월 30일부터 11월 21일까지 구희영과 홍여인은 전화통화 또는 직접 만난다.

그 뒤 11월 21일 홍여인에게 임모씨를 통해 현금 100만원이 전달된다.

이틀 뒤인 11월 23일 정모씨를 통해 홍여인에게 새우 15박스가 전달된다.

홍여인은 이틀 뒤인 11월 25일 받은 돈과 새우를 갖고 전라남도 선거관리위원회에 제보한다.

2022년 6월 1일 목포시장 선거를 6개월 앞둔 시점이다.

한편 이 사건 4차 공판은 오는 3월 13일 속개된다. 이날은 홍여인, 김모씨, 정향숙에 대한 증인 및 피고인 심문이 있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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