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한 초선시의원의 시청 실과사무실 방문 ‘목격담’
[칼럼] 한 초선시의원의 시청 실과사무실 방문 ‘목격담’
  • 정거배 기자
  • 승인 2022.07.05 17: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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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시의회, 22명 중 14명이 초선

이번에 목포시의원 선거 결과 초선 당선자가 22명 중 14명이다.

비례대표 전남도의원 출신 정의당 최현주 당선자는 초선에서 제외하면 재선이상 의원이 8명 뿐이다.

초선의원들이 갖고 있는 열정과 의욕은 높이 평가해야 한다고 본다.

많은 시간, 노력과 수고로 시민들의 선택을 받은 것이다. 당선의 설레임, 원대한 의정활동 계획과 포부가 그들 가슴 속에 분명히 있을 것이다.

남녀 간 사랑도 열정이 있기에 가능하다. 그래서 결혼까지 골인하는 게 아닌가.

不忘初心(불망초심), 중국 지도부에서 자주 사용하는 문구이지만, 우리말 ‘처음처럼’과 상통한다.

하지만 세상은, 그리고 감정을 가진 인간은 시작하는 마음을 끝까지 지속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연애의 열정이 지속됐다면 이혼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그러기에 초심을 유지한다는 건 수많은 유혹과 회의, 관성과 싸우며 비로소 얻을 수 있는 성과라고 본다.

목포시의회 의원들은 7월 1일부터 임기가 시작됐다. 하지만 아직 개원식도 하지 않았지만 엄연한 시의원 신분이다.

며칠 전 목포시청 실과 사무실에서 초선시의원을 우연히 만났다.

아직 얼굴도 익숙하지 않지만 그는 목포시 실과소를 직접 방문, 인사를 다니는 중이었다. 이색적이고 보기 드문 모습이었다. 일단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싶었다.

그러면서도 우려되는 부분이 있었다. 목포시청 직원들 중 소수 신규 공무원을 제외한다면 다수 시의원들을 지켜보고 또 업무적으로 경험했을 것이다.

20년을 근무했다면 5대에 걸친 시의원들을 만났을 것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지방의원과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은 권력관계이다.

지방의원이 ‘갑’이고, 공무원이 ‘을’이다. 권력관계는 대립하고 충돌할 때 확연하게 드러난다.

갑은 나이를 떠나 ‘의원님’으로 호칭된다. 시의원이 자신의 지역구 민원을 들이대며 시정 또는 이행을 요구했을 때 관련 법규에 저촉되지 않는 한, 공무원은 실행할 수 밖에 없다.

업무추진을 놓고 따지고 들었을 때도 마찬가지다.

시민을 대신해 감시와 견제 임무를 맡은 지방의원, 반면에 감시와 견제의 대상인 공무원.

이들 사이의 전시상태는 아니지만, 적절한 긴장관계는 있어야 정상적이라고 볼 수 있는 건 아닌가.

그러기에 열정에 찬 한 초선의원의 시청 실과소 사무실 방문은 받아들이는 공무원들 입장에서는 약간 당황할 수 밖에 없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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