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DJ정신이 동교동계 가신그룹의 전유물인가?
[기고] DJ정신이 동교동계 가신그룹의 전유물인가?
  • 장용기(사회복지학 박사, 전 목포MBC 기자)
  • 승인 2021.11.16 17: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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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노갑 측-윤석열 캠프 연결 의혹 '무성'
민주목포지역위 사전 선제 타격ㆍ조치 못해

   

                     
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 후보는 지난 11월 10일 '전두환 발언'과 '개 사과' 발언에 유감을 표명하는 광주전남 방문길에 뜻밖에도 목포에서 ‘포용과 지역화합’이라는 큰 성과를 거뒀다.

이른바 김대중정신을 계승했다고 자처하는 지역 전직 시의원과 정치인들과 ‘화해와 협력’이라는 이름을 걸고 “윤석열을 위하여”라는 구호를 외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소주맥주 폭탄주를 마신 것이다.

물론 대한민국 민주주의 국가에서 목포시의원 출신의 친목모임인 '의정동우회' 차원의 개인 신분이라면 어느 특정 후보에 대한 모임을 갖고 지지발언을 하거나 구호를 외치건 자유이다.

문제는 이들이 김대중 정신을 이어받은 계승자라며 그날 윤석열 후보와의 모임 성격을 스스로 밝혔다는 사실이다.

이 사실을 보도한 <뉴스1> 기사에 따르면 이 모임의 주관한 것으로 알려진 이광래 전 의장은 "목포방문을 환영한다"며 "우리는 DJ를 모셨던 동지들이고, DJ정신계승자들로서 정말 감사드린다. 윤석열 후보께서 DJ의 화합과 포용의 정신으로 나라를 잘 이끌어 달라"고 환영했다.

또 목포시의정동우회 회장을 맡고 있다는 문창부 전 시의원은 "영광스럽다. 윤 후보님의 필승을 위하여 건배사를 올리겠다"며 "윤 후보를 위하여"라고 건배사를 외쳤다고 한다.

이 만찬 자리는 동교동계 좌장인 목포에서 국회의원을 두 차례  지낸 권노갑 전 의원의 보좌관 출신인 이광래 전 목포시의장이 주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의장은 목포시의원 출신의 친목모임인 '의정동우회' 인사들을 불러 모아 식사자리를 마련했다고 한다.

그러나 화합과 포용 국민통합을 외쳤던 술자리 뒤끝 파장이 만만치 않다.

               지난 10일 저녁 목포 만호동 Y횟집 윤석열 후보 만찬모습

윤석열후보의 다음날 노벨평화상기념관 방문에는 목포 시민단체의 반대 집회만 있었을 뿐 민주당목포시지역위원회 차원의 성명서 하나 제대로 나오지 않는 등 사전조치도 제대로 취하지 못했다.

특히 전 날인 10일 밤 윤석열후보와 목포시 의정동우회 만찬 사실은 행사 이전에 배포됐는데도 민주당목포지역위원회는 어떠한 선제 타격 조치도 취하지 못했고 한 전직 시의원만이 페이스북에 탄식의 글을 올렸을 뿐이다.

이틀 뒤 13일 <뉴스인 전남>의 단독기사를 시작으로 <뉴스1>등 지역 언론인들이 이같은 사실을 폭로하면서 전국으로 “폭탄주만찬” 반발이 확산되자 뒤늦게 진상조사와 결과에 따라 징계를 한다는 뒷북 조치에 나섰을 뿐이다.

오히려 목포시민의 자존감을 지켜주지 못해 지역 정치인으로서 먼저 사죄드린다는 유감 표명하나 없었고 윤석열 후보의 공식처럼 ‘당규에 따라 위반사실 드러나면 법대로 하겠다’는 마녀사냥식 조치로 끝냈다. 그러나 이들을 징계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이 자리가 만들어 졌는가이다.

이번 목포의 만남은 김대중 동교동계 좌장인 권노갑 전 의원측과 윤석열후보 캠프와의 사전 연결 의혹이 지역정가에서 무성한 소문이 돌고 있지만 권 전의원측은 목포 모임은 본인과 전혀 관련이 없다며 화를 냈는가 하면 이광래 전 의장이 모두 자기가 주선했다고 한다.

그러나 상식적으로서 생각해보자. 만남의 상대는 대한민국을 책임질 대통령선거에 나선 윤석열후보이다. 이미 정치현장에서 멀어진 지역의 전직 시의장이 자리를 하자고 해서 대선캠프가 선뜻 응하겠는가이다. 이른바 만남 대상의 관계 개념이다  

우리는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캠프에 몸담았던 김대중의 가신 한광옥, 한화갑 전 의원이 김대중정신의 화해와 포용을 내걸고 민주당을 떠난 사실을 기억한다. 이번에도 광주 박주선, 김동철 전 의원이 윤석열 캠프에 몸담았다. 윤석열후보 캠프에서는 전남의 김대중 계열 정치인을 포섭하는데 힘쓰고 있다고 한다.

어쨌든 무성한 소문이 사실이 아니기를 믿지만 기왕 사단이 벌어진 만큼 동교동계 대표인 권노갑좌장께서 본인의 입장을 명확히 밝혀주기 바란다. 윤석열 후보에 대한 동교동계 입장도 함께...

짧은 소견이지만 김대중정신은 ‘화해와 협력 포용정신’ 맞다. 그러나 이 말을 아무 때나 함부로 쓰는 것은 아니다. 

김 대통령이 자신에게 사형을 언도한 전두환 노태우를 사면하고 포용한 것은 대통령직을 수행하는 힘을 가졌을 때 취했던 행동이다.

아무 때나 김대중정신을 함부로 내걸고 합류하는 것은 ‘굴종과 타협’일 뿐이다. 김대중 대통령은 1987년 당시 노태우후보가 3당 합당을 제안했을 때 거부한 이유는 뭐였는가? 국민통합 화해를 위한다면 당연히 했어야 맞지 않겠는가.

김대중정신을 계승했다고 만천하에 자부하는 동교동 가신그룹에게 한 번 되묻고 싶다. 김대중선생에게 지금 당신들의 행동이 김대중정신에 맞냐며 ‘행동하는 양심’에 한번 물어보시라.

벌떡 일어나실 듯 하다. 김대중정신을 더 이상 부끄럽게 하지 말고 자신들의 거취를 정하면 된다.

김대중 정신은 더 이상 동교동계 가신들의 전유물이 아니고 목포 전남 광주 더 나아가 대한민국의 국민들의 정신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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