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목포 DJ평화상기념관, 공무원·지역방송 퇴직자 ‘놀이터’
[단독] 목포 DJ평화상기념관, 공무원·지역방송 퇴직자 ‘놀이터’
  • 정거배 기자
  • 승인 2021.10.24 12: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DJ정신·설립취지와 거리가 먼 관장들 임명
공모 때마다 응시자격 ‘엿장수 맘대로’

목포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 관장 자리가 설립 취지와 거리가 먼 공무원 출신과 지역방송 퇴직자들의 ‘놀이터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013년 6월 목포 삼학도에 문을 연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은 김 전 대통령의 생애를 통해 민주주의·인권·평화의 의미와 가치를 전하고 역사교육의 장으로 삼기 위해서였다.

논란도 있었지만 이 기념관을 짓는데 국민혈세 200억원이 투입됐다.

그런데 개관 이후 2년 임기에 한차례 연임이 가능한 관장은 목포시 국장 출신 퇴직공무원 C씨가 초대관장 자리를 4년 간 꿰찼다.

이어 지난 2017년 11월 2대 관장은 지역공중파 방송 간부출신인 K씨가 선임돼 한차례 연임됐으며  이달말 임기가 끝난다.

지난 9월 하순 재단법인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이사장 김성재)은 연봉만 4천700만원인 차기 관장 모집공고를 내고, 서류전형과 면접을 거쳐 지난 22일 최종 합격자를 발표했다.

이번에도 지역공중파 방송 간부로 있다가 지난해 12월말 퇴직한 K씨가 제3대 관장에 최종 합격했다.

초대관장부터 최근 확정된 관장까지 공통점은 김대중 대통령의 민주·평화·인권 등 인생역정과 거리가 먼 인물들이다. 이들이 민주화 운동을 했다는 경력도 들어본 적이 없다.

더 나아가 ‘DJ자서전’ 또는 ‘DJ옥중서신’을 읽은 뒤 감동받아 ‘DJ정신을 이어가겠다’는 결심을 했다는 소문도 들어 본 적은 더욱 없다.

관장 공모를 하면서 자격기준도 ‘엿장수 맘대로’다.

지난 2013년 당시 개관을 앞두고 초대 관장 응모자격은 ▲ 김대중대통령 관련 전문가 또는 역사학 관련 및 박물관 근무경력 5년 이상인 자 ▲ 공무원 5급 이상 경력자로서 공무원 전체경력 25년 이상인 자 ▲ 석사학위 이상 학력 소지자로 한정했다.

미리 관장을 특정해 놓은 ‘제한경쟁 입찰’을 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초대 관장 C씨는 ‘공무원 5급 이상에 전체 공무원 경력 25년 이상인 자’에 해당됐다.

최근 뽑은 관장 공모공고를 내면서 응시자격을 아예 ‘목포로’ 제한했다.

▲ 시험 공고일 현재 주민등록상 목포에 주소 둔 자 ▲ 목포시 소재 고등학교 이상 졸업한 자 중 두 가지 중 하나만 해당되면 응시하도록 했다.

우선 이같은 응시자격 제한은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DJ를 한반도의 변방인 ‘목포라는 작은 동네 인물’로 격하시켰다는 지적을 받을 만 하다.

특히 ‘대학 또는 언론분야 종사자로서 20년 이상 근무경력이 있는 자’로 자격을 구체화했으며, 이번 응시자 총 6명 중 3명이 지역공중파 방송 퇴직자들이었다.

재단법인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은 이번에 관장공모를 하면서“(관장응시)공고문 해석은 채용기관의 의견에 따라야 한다”고 발표했다.

한편 목포시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 관리·운영 조례 따르면 목포시장이 기념관 운영 전반에 대해 지도·감독하도록 명시 돼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