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신안 압해도 염전 수상한 ‘사고 팔기’
[단독] 신안 압해도 염전 수상한 ‘사고 팔기’
  • 정거배 기자
  • 승인 2021.04.26 06: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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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매계약 5개월 만에 웃돈 주고 넘긴 정황
불과 3천500만원 차익?...다운계약서 작성 가능성
평당 13만원에 사들여, ‘팔때는 평당 20만원 이상‘ 소문

전남 신안군 압해도는 목포와 다리로 연결돼 있고 도시계획변경 예정, 국도 77호선 연결공사로 부동산 투기세력의 ‘엘도라도’가 됐다.

지난해 1월 말 법인 설립 등기를 한 A회사는 곧바로 2월초 압해읍 신장리 염전을 사들였다.

A회사는 이 일대 염전 2필지 1만2천여평을 16억6400여만원에 구입하기로 하고 우선 매매계약서부터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

신안군이 추진 중인 도시계획 변경안이 확정되면 구입한 염전은 주거지역으로 변경 예정이다.

그런데 등기부 기록을 보면, 지난해 2월초 이들 염전 매입을 위해 계약서를 작성할 당시 자기자본 보다는 영암 대불국가공단의 모 업체로부터 차입한 정황이 나온다.

A회사는 계약금은 지불했지만 잔금을 지불하지 않아 소유권 이전이 안된 상태에서 염전 2필지 1만2천여평 중 4천300여평은 5개월만인 지난해 7월초에 복수의 제3자들에게 매각한다.

등기부상 보면, 지난해 7월초 다시 매각하기 위해 계약서 작성시기를 전후해 비로소 2필지 모두 잔금을 5개월만에 지불함으로써, A회사로 소유권을 이전한 것으로 돼 있다.

더욱이 A회사는 지난해 2월초 5억6500만원에 매매계약한 1필지 4천300여평을 5개월만에 6억원을 주고 다시 매각했다는 것이다.

고작 3천500만원의 차익으로는 단기 매매에 따른 양도세 등을 부담하기에도 어렵다. 손해를 보고 부동산을 매각한 셈이 된다.

이에 대해 부동산 업계에서는 전매행위에 가까운 비정상적인 거래라고 지적한다.

압해도 주민들 사이에는 이 염전에 대해 ‘평당 13만원에 사들여 5개월만에 평당 20만원 이상 주고 되팔았다’는 소문이 퍼져 있다. 금지된 다운계약서 작성을 통해 세금을 탈루했다는 의혹이 짙다.

여기에 지난해 7월초 제3자들에게 매각하기 위해 계약서를 작성한 뒤 지역농협으로부터 근저당 설정을 통해 10억원을 빌렸다가 다시 11일 만인 7월 하순에 변제한 정황도 나왔다. 비정상적인 거래를 했다는 지적을 피해가기 어렵다.

아직 매각하지 않은 8000여평의 염전도 등기부를 보면 지역농협과 개인으로부터 근저당 설정을 통해 10여억원을 빌린 것으로 보인다.

결국 A회사는 자기자본보다는 금융기관이나 개인 등으로부터 빌린 돈으로 2필지 염전을 매입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베일 속의 A회사 그리고 신안군

A회사는 지난해 1월 하순 설립하면서 9억원의 자본금을 납입해 설립 등기를 마쳤다.

식료품 제조 판매에서부터 음식점, 부동산 임대, 금융업 등 이 회사 설립 목적도 다양하다.

신안군청 안팎에서는 A회사가 설립을 위한 자본금 유치과정 등 갖가지 소문이 나돌았다. 10억원 가까운 자본금을 어떻게 끌어모았는지 의혹도 증폭됐다.

A회사의 등기부에 임원으로 기재된 모 이사와 최근 어렵게 통화를 할 수 있었다.

그는 “출자금을 내지 않고 이사로 등재됐다. 대표이사도 최근 변경됐지만 이름은 정확히 알 수 없다. 가명을 사용하고 있는 것 같다”고만 답변했다.

임원으로 등재된 이사가 법인 대표이사 이름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는 점은 상식 밖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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