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장 칼럼] 우물안 목포가 놓치고 있는 것들
[편집장 칼럼] 우물안 목포가 놓치고 있는 것들
  • 정거배 기자
  • 승인 2019.04.22 10: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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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목포 북항쪽 식당에 손님이 많아서 빈자리가 없고, 관광버스가 주차된 모습을 보며 ‘흥분해’하는 글들을 접했다.

그러나 난 씁쓸했다.

사실 본격 행락철이어서 대한민국 어느 곳이나 인파와 전세버스로 붐빈다.

물론 ‘손혜원 논란’과 신안 천사대교 개통으로 목포의 경우 예년보다 관광객 상승효과는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흥분’을 가라앉히고 주목해야 할 것은 ‘일시적’인가? 아니면 ‘지속적’인가?가 아니겠는가.

당장 식당 매출이 늘기에 흥분하기보다는 필자가 보기엔 우리는 어느 정도 ‘두려움’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찾았던 관광객들이 목포를 떠나면서 갖게 될 인상에 대해서 말이다.

그들의 마음에 가족과, 친구와, 모임회원들과 함께 다시 오고 싶은 곳으로 기억 될 것인가.

아니면 ‘목포 가보니 별 거 없더라. 음식 값도 비싸고...’ 이런 곳으로 기억에 남을 것인가.

그러기에 눈앞에 보이는 현상만 보고 일희일비 하기 보다는 냉정함을 찾아야 한다.

신안 천사대교를 지나 식당에 갔더니만 세발낙지 한 마리를 1만원을 달라고 했다는 글도 접했다. 3마리에 만원을 받아야 할 세발낙지 아닌가 한 입에 들어갈 음식이 1만원이라면 이런 바가지에 누가 다시 찾겠는가.

무안 일로읍 장터의 식당은 국밥을 8천원 받는다. 그러나 비슷한 맛의 강진 마량항의 국밥은 6천원이면 먹을 수 있다. 핸드폰으로 검색해도 바로 눈에 들어오는 목포의 어느 유명횟집은 민어회 한 접시에 5만원이 넘지만 소량이다. 4명이 앉아서 식사와 함께 하려면 두 접시에 족히 15만원이 넘는 ‘황제식사’를 해야 한다. 부담이 아닐 수 없다.

목포는 음식값이 너무 비싸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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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혜원 거리’에 건물을 갖고 있는 대부분 소유자들이 어떻게 명소로 만들까하는 생각보다는 임대도 내주지 않은 채 건물값·땅값 오르기만 기다리는 눈치라는 ‘참담한’ 소식도 목포시공무원들로부터 들을 수 있었다. 감나무 밑에서 입만 벌리고 있는 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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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목포해양대가 앞에 ‘목포’ 관형어를 없앤다고 논란이 일었다.

일부 목포시민에다가 전남도의회까지 나서서 학교이름 개명 반대의견을 냈다.

목포에 대한 애향심(?)이 대단했다.

필자는 목포해양대가 시대 추세에 맞춰 ‘목포’를 삭제하고 ‘글로벌 해양대’ 아니면 ‘아시아 해양대’로 변경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본다.

적어도 필자는 ‘목포’ 명칭을 고집하는 사고의 뿌리는 ‘배타적 지역주의’에서 출발한 왜곡된 애향심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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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시민들은 20여 년 전 전남도청이 무안 남악으로 이전하면 목포가 천지개벽될 것처럼 순진한 꿈에 부풀어 있었다.

대한민국은 1992년 ‘죽의 장막’ 중국과 수교를 했다.

국교가 수립되자 당시 목포권에서 “‘가난한 10억명’에게 서남권에서 생산되는 농수산물을 대량으로 수출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흥분했었다. 순진하게 수출대박을 꿈꾸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수교 25년이 흐른 지금 재래시장에서부터 중국산인지 국내산인지를 구분해야 하는 현실이 됐다. 우리가 준비는 없고 얼마나 순진한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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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전 8년 만에 목포를 다시 찾은 외국인이 목포초입에 들어서자 마자 차안에서 한 말.

“목포는 변한 것이 없는 것 같다”

그 외국인은 8년의 시간 동안 자신이 사는 곳과 목포를 비교하면서 했던 말이다. 듣는 이는 쑥스럽기 까지 했다.

그래서 우리는 행락철인 지금

다른 여수나 순천, 아니면 영남, 충청, 목포와 비슷한 전북 군산은 어떤 풍경인지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들은 어떻게 준비했고 어떻게 하고 있는지를.

관광객 수용태세를 얼마나 치밀하고 철저하게 갖추고 있는지를 성찰해야 한다고 본다.

다른 지역이 100보를 뛸 때 목포는 겨우 30~40보를 뛰면서도 감격하고 흥분하기 보다는 말이다.

우리는 목포라는 우물 안에서만 목포를 보는데 너무 익숙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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